1. 구약성서 안에서 성사들은 은총을 부여하지 않았다. 단지 그 모양을 본뜨는 이미지만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므로 구약성서의 성사는 열쇠의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2. 그리스도에게 열쇠의 능력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것보다 더 우월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열쇠의 능력은 도구로서의 능력이며, 성사들과 관련되어서만 주어져 있고, 그리스도에게는 성사의 주인과 관련된 행위자의 능력으로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열쇠의 능력은 우리에게 도구적인 힘이요, 그리스도에게는 탁월한 힘이요, 삼위 일체 하느님에게는 권위의 힘이다.
3. 열쇠의 능력은 질서에 관한 것이요, 법적 판결에 관한 것이다. 질서에 관한 능력은 직접적으로 하늘나라에 관련되어 있고, 사제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법적 판결에 관한 능력은 하늘 나라의 예비 거처인 교회에 직접적으로 관여되어 있는 것으로서, 단죄 또는 상대적인 사면을 행사라는 힘을 말한다. 이러한 능력은 사제가 아닌 사람에게도 주어질 수 있다.
4. 열쇠의 능력을 사용함에 있어서 인간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자기 자신을 통해서) 사용하지 못한다. 단지 도구로써 사용한다. 왜냐하면 그의 은총이 통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총이 통교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사제가 아니라면 비록 성성을 지닌 사람일지라도 자신을 위해서(통해서) 열쇠의 능력을 사용하지 못한다.
5. 같은 근거로 사제는 비록 은총을 잃은 상태일지라도, 즉 그가 죄인일지라도 열쇠의 능력의 사용권이 결핍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6. 한편 이단자, 열교자, 단죄자, 혐의자 그리고 직무 정지인 사람들에게 있어서 열쇠의 능력은 서품의 능력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단지 그 사용이 중지되어 있을 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법적으로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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