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열쇠의 능력은 형벌의 사면에 대해 제한되지 않으며, 잘못의 사면에까지 확장된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성사를 받는 자의 편에서 마음을 내면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논리에 맞지 않는 까닭이다.
2. 고해성사 안에서 열쇠의 능력은 일시적 형벌의 사면에도 작용한다. 모든 것에 대해서 다 가능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참회와 더불어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이 회복되는 것이다. 자세하게 말하자면, 상처 혹은 영적 질병의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그러나 적어도 일부분의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다면 일시적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합당한 이유가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3. 합리적 능력으로서 열쇠의 능력은 단지 푸는 능력만이 아니라, 반대로 묶는 능력이기도 하다. 잘못의 위반을 직접적으로 푸는 일, 즉 사면하는 만큼, 간접적으로 묶는, 즉 잘못 안에 그대로 둔채로 사면을 거부하는 힘이기도 하다. 형벌을 직접적으로 묶는 힘인 만큼, 즉 보속을 부과하는 만큼, 간접적으로 일시적 형벌로부터 자유롭게 풀어주는 은력이기도 하다.
4. 그러나 사제는 일시적인 기분을 따라서 풀거나 묶거나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열쇠의 능력은 사제가 성사 안에서 본래의 직무자인 하느님의 도구로 사용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신적 질서를 따라서 열쇠의 능력을 사용하여야 한다. 그리고 신적 질서는 병자에게 꼭 맞는 약을 처방하고, 알맞는 분량을 주도록 한다. 그러므로 보속은 참회자에게 겁에 질릴 정도로 큰 것이어서는 안 되고, 또 성사로부터 그들을 멀어지게 할 정도가 되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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