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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望 (봄날의 소망)
春望 (봄날의 소망) 춘망 薛濤 (설도) 花開不同賞 꽃이 피어도 함께 감상할 수 없고 화개부동상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화락부동비 欲問相思處 그리운 당신에게 물어 보고파 욕문상사처 花開花落時 꽃이 피고 꽃이 질 때 어떠하였는지요? 화개화락시 攬草結同心 풀을 뜯어 한마음으로 매듭(동심결)을 지어 남초결동심 將以遺知音 내 마음 알고 있는 임에게 보내려 하였네. 장이유지음 春愁正斷絶 봄날의 시름을 그렇게 끊어 버렸건만 춘수정단절 春鳥復哀吟 봄새가 다시와 구슬피 운다. 춘조부애음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풍화일장로 佳期猶渺渺 그대와 아름다운 기약은 아직 아득한데 가기유묘묘 不結同心人 한마음으로 그대와 (동심결을) 맺지 못하고 부결동심인 空結同心草 부질없이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공결동심초 那堪花滿枝 어찌 견딜 수 있으랴! 가지마다 가득 피어난 꽃 나감화만지 翻作兩相思 이리저리 뒤척여도 서로 그리운 생각뿐 번작양상사 玉簪垂朝鏡 눈물이 주르르 아침 거울에 떨어지는데 옥잠수조경 春風知不知 봄바람아! (너는 나의 이 마음을)아느냐 모르느냐? 춘풍지부지 * 薛濤설도(758?～834?)는 中唐중당(766∼835)시기의 시인으로 자는 洪度홍도이며 長安장안 사람이다. 본래 양가집 규수였으나 부친이 별세하자 기녀가 되었다. 詩를 잘 지어 세칭 ‘女校書’여교서라 불렀으며, 사천성 성도 浣花溪완화계에 머물며 당시의 일류시인인 원진․ 백거이 등과 교유하며 詩로 명성을 떨쳤다. 동심초, 부질없이 풀잎으로 동심결을 맺는다 이 詩는 봄에 느끼는 사모하는 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노래한 것이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同心草’동심초(김억 작사, 김성태 작곡)라는 노래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4수로 되어있는 연작詩 가운데 제3연을 시인 김억이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고, 한갓되어 풀잎만 맺으려는고”라고 번역한 것이다. 한 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不結同心人)에 나오는 ‘同心結’동심결은 ‘두 고를 내고 마주 죄어서 매는 매듭’을 말하는데, 굳은 약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흔히 ‘연인들이 헤어지지 말자고 굳게 약속하며 청실․ 홍실을 사용하여 同心結을 맺는다’고 한다. 설도는 떠난 님을 잊지 못해 혼자 풀밭에서 헛된 것인 줄을 알면서도 풀로 매듭을 짓는 심정을 ‘부질없이 동심초로 동심결을 맺는다’(空結同心草)라고 하였다. 동심초는 꽃말이 '온순'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식물 중에는 없다고 한다. 이 詩는 설도가 한때 부부의 연을 맺을까 생각했던 시인 元稹원진(779-831)을 그리며 지었다는 설이 있는데, 10여세 이상 연하인 원진에게 연정을 느꼈으나 둘 사이는 오래가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움의 대상이 누구인지 분명치 않으나 詩 전편에는 꽃이 피는 화려한 봄날을 맞아 떠난 임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이 간절히 배어있다. 한편, 설도는 8～9세 때 이미 詩의 운율을 알았는데, 그녀의 아버지가 하루는 설도의 재주를 시험해 보려고 우물가의 오동나무를 가르치며 “정원의 오래된 오동나무 한그루(庭除一古桐), 나무줄기 높이 솟구쳐 구름 가운데로 들어간다(聳幹入雲中)”하였다. 설도가 이에 화답하여 “가지는 남북으로 가는 새를 맞이하고(枝迎南北鳥), 잎은 왕래하는 바람을 보낸다(葉送往來風)”라고 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정색을 하면서 한참동안 그녀의 詩句를 바라보았다고 하는데, 아마 장래 설도의 순탄치 않은 妓女기녀로서의 운명을 미리 내다 보았다고나 할까? 설도는 詩도 잘 썼으나 행서 글씨에 뛰어나 오묘한 경지까지 갔는데, 그녀의 친필 詩 한 수를 얻어 소장하는 것이 그 당시 지식인들의 자랑거리였다고 한다. 또 설도는 손수 붉게 물들인 종이를 만들어 詩쓰기를 즐겼는데, 이것이 ‘薛濤箋’설도전이며 당시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명물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 사천성 成都성도에는 설도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望江樓公園’망강루 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설도가 ‘薛濤箋’설도전을 만들 때 물을 길렀다는 薛濤井설도정과 설도전을 만들었던 현장인 浣箋亭완전정, 누각에 기대어 詩를 지어 설도전에 옮겼다는 吟詩樓음시루, 그녀의 詩에 자주 등장하는 대나무 숲 등이 望江樓公園만강루공원 안에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 註 : 薛 설(쑥/성씨), 濤 도(물결), 賞 상(칭찬하다/감상하다), 相思 상사(서로 그리워하다), 相思處 상사처(그리운 사람이 계시는 곳),攬 람(잡다/따다), 遺 유(남기다/보내다), 知音 지음(서로 마음이 통하는 친한 벗), 哀 애(슬프다), 吟 음(읊다/노래), 佳 가(아름답다),佳期 가기(아름다운 기약), 猶 유(오히려), 渺 묘(아득하다),空 공(비다/부질없이),那 나(어찌), 堪 감(견디다), 滿 만(가득차다), 枝 지(가지), 翻 번(뒤집다), 翻作 번작(몸을 뒤척이며 잠 못 들어 하는 것 등을 형용), 玉簪 옥잠(옥비녀/여기에서는 옥 같은 눈물을 비유), 簪 잠(비녀), 垂 수(드리우다), 朝 조(아침), 鏡 경(거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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