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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女怨
春女怨 봄 여인의 원망 춘녀원 薛維翰(설유한) 白玉堂前一樹梅 백옥당 앞에 한그루 매화나무 백옥당전일수매 今朝忽見數花開 오늘 아침 문득 바라보니 듬성듬성 피었다. 금조홀견수화개 兒家門戶重重閉 우리 집 대문과 창을 꼭꼭 닫아 놓았는데 아가문호중중폐 春色因何入得來 봄빛은 그 어디로 들어왔을까! 춘색인하입득래 * 薛維翰설유한(생몰년 미상)은 盛唐성당(713∼765)시기의 시인으로 당 현종 때 진사과에 급제하였다고 하나 생애에 관한 자세한 기록은 알려져 있지 않다. 현재 詩 5수 만 전해지고 있다. 백옥당 앞에 핀 매화 立春입춘(2.4일)이 지났으나 냉랭한 추위는 아직도 여전하다. 하지만 대기 중에 공기와 햇빛에서 퍼져 나오는 기운이 서서히 바뀌고 있어 계절의 변화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이때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매화라도 빨리 피었으면 하는 바람은 아마 우리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이 詩는 입춘이 지나고 추위가 여전한 어느 날 대청 앞에 늙은 매화나무를 문득 바라보니 듬성듬성 매화꽃이 피었다. 춥다고 대문도 창문도 꼭꼭 닫아걸었는데, 봄기운이 어디로 몰래 들어와 매화를 피게 하였을까 하는 반가움과 기다림이 들어있다. 한마디로 ‘몇 송이 매화가 피니 천지가 봄이다’(數點梅花天地春)라고 하는 그 심정을 알만하다. 매화는 梅蘭菊竹매란국죽 사군자의 으뜸이고, 그 꽃말이 ‘고결·결백·깨끗한 마음·인내’ 등 순결의 의미에 부합되게 절개 높은 선비나 단아하고 정숙한 여인의 자태로 묘사되고 있어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름난 선비들이 유독 매화를 사랑하였는데, 여기에 매화와 관련된 詩 두 편을 소개할까한다. 宋송나라의 개혁파 정치인 王安石왕안석은 매화를 통해 자신의 굴하지 않는 선비의 절개를 나타냈다. “牆角數枝梅(장각수지매), 凌寒獨自開(능한독자개)…”(담 모퉁이의 매화 몇 가지, 추위를 이기고 홀로 피었구나!) 엄동설한을 견디고 가장 먼저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매화를 통해 자신의 고고함을 드러냈다. 조선의 고결한 선비인 退溪퇴계 李滉이황 선생도 일평생 매화를 끔찍이 사랑하여 백편 이상의 매화詩를 남겼다. 매화를 감상하기 위해 특별히 만든 의자에 앉아 매화를 감상하였는데, 달이 밝고 매화가 핀 어느 날 밤, 의자에 앉아 매화를 감상하고 있었다. “…夜深坐久渾忘起(야심좌구혼망기), 香滿衣巾影滿身(향만의건영만신)”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나기를 잊었는데, 향기는 옷에 매화 그림자는 몸에 가득하더라)”하였으니 매화사랑을 가히 알만하다. 고인들의 매화사랑을 짧은 지면에 모두 언급할 수 없을 것 같고, 금년 봄에는 직접 매화를 쫒아 여행하는 이른 봄 探梅탐매여행이라도 한번 가보는 것이 어떨까? 섬진강 주변이나 해남 지방은 3월 초순이면 매화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눈꽃처럼 하얗게 피어 바람에 날리는 매화꽃이 눈앞에 그려진다. * 註 : 怨 원(원망하다), 薛 설(맑은 대쑥/나라이름), 維 유(밧줄/매다),翰 한(날개/글), 白玉堂 백옥당(백옥당이라는 이름의 당호/흔히 대청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 樹수(나무), 梅 매(매화나무), 今朝 금조(오늘아침),忽 홀(갑자기/소홀히 하다), 忽見 홀견(문득 바라보다), 兒家 아가(옛날 여자들이 자신의 집을 말할 때 쓰던 말), 戶 호(지게/외짝 문), 重重 중중(겹겹이 둘러싸다), 閉 폐(닫다/잠그다), 因 인(인하다/말미암다/연유), 何하(어찌/무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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