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례성사에는 신앙을 고백하는 특별한 예식이 있다. 우리의 신앙과 성조(聖祖)들의 신앙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조들에게는 할례 안에 신앙을 받아들이는 예식이 있다. 그러므로 할례는 세례성사의 예형(豫型)이며, 그 준비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2. 신앙을 받아들이고 신앙인들과 합류하는 할례는 시기 적절하게 하느님에 의해서 아브라함과 더불어 설립되었다. 아브라함은 처음으로 하느님에 의해서 이방인들 가운데서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3. 할례는 그 시대로 볼 때 시기 적절한 제도였다. 왜냐하면 그로부터 메시아가 탄생해야 하는 아브라함에게서 그 제도가 비롯되었고, 자연적으로 대를 이어 전달되는 원죄를 치유하고자 하는 가운데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4. 세례성사는 이미 수행된 그리스도의 수난을 도구로, 그 능력을 통하여 은총이 부여되고, 할례는 그리스도가 완성할 수난에 대한 신앙의 힘으로 은총이 부여되는 점에서 다르긴 하지만, 은총은 그 모든 효과에 있어서 할례에도 적용된다. 그러므로 세례성사의 은총은 마치 실제가 희망하는 것보다 큰 것처럼 할례의 은총보다 크다. 또 세례성사는 인호를 주지만 할례는 인호를 주지 못한다. 그리고 어른들은 그들의 잘못에 대한 책무로 부터 자유롭게 되었지만 모든 형벌의 책무로 부터 자유롭게 된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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