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사들이란 은총의 능동인이지 주 원인은 아니다. 왜냐하면 주 원인은 하느님이시고 성사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2. 은총은 신적 본질과 유사한 무엇에 참여케 한다. 영혼의 본질로부터 능력들이 유래하는 것처럼 그렇게 은총의 본질로부터 소위 선물, 또는 덕이라고 하는 완전함이 영혼의 능력에 부여된다. 또 이 성사들은 그리스도인의 생활에 있어서 특별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성사적 은총은 성사의 목적을 따라서 일반 은총 위에 특별한 신적 도움을 가져다 준다.
3. 새 율법으로서의 성사들은 은총을 내포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도구이면서도 능동인이기 때문이다. 성사들은 바로 도구인으로서 전이적이고 불완전한 방식으로 능동인을 내포하고 있고, 결코 일의적 원인(一意的 原因)도 아니며, 은총의 고유하고 항구한 형상과 더불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성사들은 도구이며, 이 도구들은 능동적 주체의 영향에 의해서 사용될 때만 작용하는 도구들이기 때문이다.
4. 더욱이 모든 도구들이 그 본성에 비례해서 나름대로의 고유한 행위를 하듯, 성사들도 그렇게 고유한 행위를 한다. 능동적 주체의 행위가 완성될 때 분명히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므로 성사들은 단지 부수적으로 병행하는 행위만을 지닐 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5. 능동적 주체에 비해서 도구는 상대적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예컨대 지팡이나 손처럼, 여하튼 은총의 주 원인이신 하느님에 대해 상대적인 것이다. 성사들이란 분리된 도구이다. 한편 그리스도의 수난은 일치된 도구이다.
6. 구약의 율법의 성사들이란 은총과 교류함에 있어서 도구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은총이란 능동인이며, 공로요, 그리스도 수난의 대속(代贖)이다. 그런데 그때에 이것은 완성되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이 성사들이 의미하고 있는 신앙의 힘 안에 은총을 단지 준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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