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비적(類比的)으로 말해서 치유하는 데는 인간 그 자신만이 아니라, 의약이라든가 체중 조절 등도 건강 회복에 도움을 주고 피부빛은 그 건강을 드러내 준다. 그처럼 성사도 그 자체 안에 성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성을 향한 질서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성사는 원인이며 표징이다. 더욱 정확히 말해서 표징적인 의미에서 성사라는 말을 사용한다.
2. 만일 성사가 '거룩한 표징'이라고 하면 표징은 인간에게 알 지 못하는 어떤 것을 알 수 있도록 습득케 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사란 인간의 성화를 위한 모든 성스러운 표징을 일컫는다.
3. 인간의 성화에서 그 원천적인 그리스도의 수난, 형상인 은총, 그리고 그 궁극적 목적인 영원한 행복을 고려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모든 성사는 3중의 표징이다. 즉 기념적이고, 표현적이며, 또 예고적이다.
4. 인간에게 지성으로 파악이 가능한 것을 감각을 통해 인식하는 것이 자연적인 것으로서, 성사는 인간에게 지성의 영적 소재들에 대한 표징으로서 감각적이고 실존적이어야만 한다.
5. 성사들이란 단지 인간에게 해당될 수 있는 제도로서의 예배행위만이 아니라 인간 성화를 위한 기타의 수단들, 하느님께만 속하는 제도까지도 포함한다. 그러므로 하느님에 의해 감각적인 실재를 통해 그 용도가 결정된다.
6. 성사적 제도 안에 그 실재들은 언명(言明)과 상응해야 한다. 여기에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이 실재들이 모든 것의 원천이요 성부의 영원한 언어이신 말씀(Verbum)을 확실하게 상응케 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형상이 되는 영혼이 질료가 되는 육체와 공존하는 인간에게 영적 약품이 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로 이러한 성사적 표징은 만일 형상으로서의 언어가 질료와 일치되어 있지 않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성사적 표징의 본성에 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 질료에 대한 표징은 불투명하게 남기 마련이다. 예컨대 물이란 얼게 하는 것보다 씻기 위해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7. 성사 안에서 언명은 형상을 이루고 물은 감각적 물질로서 질료를 이룬다. 항상 형상은 결정적 원리다. 만일 성사 안에서 어떤 것들을 분명히 규정하고자 한다면 언어가 분명하게 규정되어야 한다.
8. 성사의 형상인 이 언명들은 어느 누구도 더 보탤 수도 없고, 또 삭제할 수도 없다. 특히 교회가 의도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것으로 변화시키는 경우 진실로 그것은 본질적인 의미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
0
91
5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