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군의 최신예 전투기 F-22는 막대한 개발비용과 가격에도 불구하고

‘꿈의 전투기'로 일컬어지고 있었습니다. 2006년 F-22와 미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16·18 간의 공중전 훈련 결과 144대 0 이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오자 미 의회가 서둘러 해외 수출 금지 법안을 만들어 기술 유출

을 막으려 할 정도였습니다.

이 ‘전투기의 지존’ F-22가 졸지에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신세가 된 것은

바로 경제적 이유 때문입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 너무 뛰어난 기술

때문에 소요되는 경제적 부담이 범용화를 가로막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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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TV를 보거나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실제로 사용하는 기능에 비해 그

제품이 가지고 있는 많은 쓸데없는(?) 기능들 때문에 비싸게 구입하고 있다

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제품의 기능이 고객의 기대 수준

을 넘는 과도한 고급화를 하버드대학의 크리스텐슨 교수는 오버슈팅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오버슈팅 상황이 되면 소비자들은 사용하지도 않는 기능이 너무 많고 터무

니 없이 비싸다고 불평하게 됩니다. 지나치게 시장의 요구를 앞서가는 기술

이나 상품은 오히려 시장에서 외면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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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의 경우 휴대전화 사업 초창기 모토로라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고

수하며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고가폰 위주 전략을 고수하여 고객의

외면을 받았으며, PDP 기술로 세계 최고의 기술수준을 인정받는 파이오니

아 역시 50인치 이상의 대형 제품만 고집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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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기업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오버슈팅은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

거나 디자인을 고급화하여 가격 프리미엄을 기대하거나, 제품이 성숙되고

시장이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성공경험에 빠져 있는 기업, 고객의 입

장이 아닌 공급자 입장에서 제품개발에 접근하게 될 경우에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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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텐슨 교수는 이런 오버슈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직접 관찰하

라고 충고합니다. 제품의 고급화는 기업의 일방적인 발상에 의한 것이 아니

라 고객이 활동하는 맥락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발매한지 불과 1년 만에 20년간 음료시장 정상을 고수하던 포카리

스웨트를 물리친 일본의 DAKARA가 자그마치 4년 동안 고객을 관찰하며

컨셉을 연구한 것 처럼 오래 생각해서 신중히 만들 것을 주문하며, 이제는

고객과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을 중시하는 체질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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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버슈팅과 상대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 Low-end 전략입니다.

고객 맞춤형이라고 할 수 있는 Low-end 전략은 고객이 원하는 기술만을

제공하는 대신 가격을 낮추는 것을 말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택사업을 하면서 흔히 사용하는 추가

옵션, 즉 우리는 기본형을 공급하고 고객이 필요한 옵션을 선택하여 상당하

는 대금을 부담하게 하는 방법과 같습니다.

Dell이 소비자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고객이 필요로 하는 사양만을 탑재

한 맞춤형 컴퓨터를 저가에 출시하여 PC업계에서 돌풍의 주역이 된 것도

바로 이 전략 덕분입니다.

옛 말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습니다. 지나침은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지요.

우리도 고급화의 경쟁에서 혹시 고객이 『너무 만족하는』것은 아닌지, 너

무 고급화하는 바람에 고객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