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客 至
客 至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다 객 지 杜 甫 두 보 舍南舍北皆春水 우리 집 남쪽 북쪽에도 봄 시냇물 흐르는데 사남사북개춘수 但見群鷗日日來 다만 무리 지은 갈매기 떼 날마다 날아오는 것을 본다. 단견군구일일래 花徑不曾緣客掃 꽃핀 오솔길 손님이 온다하여 일찍이 쓸었던 일 없고 화경부증연객소 蓬門今始爲君開 사립문은 오늘 처음으로 그대를 위해 열었다. 봉문금시위군개 盤餐市遠無兼味 접시에 담긴 음식도 시장이 멀어 변변찮고 반찬시원무겸미 樽酒家貧只舊醅 항아리의 술도 집이 가난하여 오래된 탁주뿐이다. 준주가빈지구배 肯與隣翁相對飮 이웃 노인과 함께 마셔도 좋다고 하면 긍여인옹상대음 隔籬呼取盡餘杯 울타리 너머로 불러와 남은 잔을 다 비우세. 격리호취진여배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다 두보는 757년(46세)에 左拾遺좌습유란 벼슬에 처음 임명되었으나 좌천되는 등 벼슬살이가 순탄치 못하여 759년에 벼슬을 그만두고 사천성 성도로 갔다. 이때 검남절도사 嚴武엄무의 후원으로 모처럼 평안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760년(49세) 성도 서쪽교외 浣花溪완화계 언덕에 草堂초당을 지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세상에 널리 알려진 杜甫草堂두보초당이다. 위 詩는 숙종 上元상원 2년(761) 봄날, 두보의 나이 51세 때 초당에 한가롭게 머물면서 지은 작품이다.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 평범한 소재를 솔직하게 기록한 詩로써 작자의 성실하고 소박한 성격과 손님을 맞이하는 기쁜 심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제1∼2구절은 먼저 초당 부근의 경치를 언급했다. 푸른 물이 초당을 둘렀고, 날마다 날아드는 갈매기 떼를 본다는 것에서 환경이 맑고 그윽하여 갈매기나 벗하면서 한가롭게 숨어서 살고 있는 작자의 모습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제3∼4구절에서 손님이 오는 기쁨을 끌어냈다. 꽃이 핀 마당의 오솔길을 손님을 맞기 위해 쓸어 본적이 없는데, 줄곧 닫혀 있던 사립문도 오늘 그대를 위해 연다고 하였다. 적막한 가운데 바라지도 않았던 뜻밖의 佳客가객이 찾아오자 마음의 기쁨을 다 드러냈다. 이 두절(花徑不曾緣客掃, 蓬門今始爲君開)은 名句명구로 회자된다. 제5∼8구절은 손님을 접대하는 작자의 성의를 표현했다. 비록 안주도 변변찮고 오래된 묵은 탁주뿐이지만 이웃노인까지 불러서 함께 즐겁게 마시자고 제안하는데, 작자의 성의를 다한 손님접대와 진솔한 마음의 정을 느낄 수 있다. 혹자들은 “이 대화체의 詩는 詩전체가 일인칭의 말투로 홀로 손님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데, 그 언어가 質朴질박하고 유창하며, 한 말투로 일관되어있다. 또 수식이 자연스러워 평범한 것 같으나 생동적으로 쓰여 진부하지 않으며 새로운 경계를 이루었다.”라고 평하였다. 한편, 이 詩는 작자의 自註자주에 ‘喜崔明府相過’ 희최명부상과라는 제목에 대한 설명이 붙어있다. ‘明府’명부는 縣令현령을 말하고, ‘최명부’는 두보의 외삼촌이라고 한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