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終南望餘雪
終南望餘雪 종남산의 눈을 바라보며 종남망여설 祖詠(조영) 終南陰嶺秀 종남산 북쪽 영마루 수려한데 종남음령수 積雪浮雲端 소복이 쌓인 눈, 구름 끝에 떠있는 듯하다. 적설부운단 林表明霽色 수풀 위에는 눈 개인 뒤의 햇빛이 밝게 빛나니 임표명제색 城中增暮寒 성 가운데 저녁추위 짙어 가더라. 성중증모한 종남산의 눈을 바라보며 이 詩는 조영이 젊어서 장안에 가서 과거시험에 응시하여 지은 작품이다. 당시 시험규정은 여섯 개 韻운을 사용하여 12행의 五言排律오언배율로 지어야 하는데, 조영은 다만 위 네 구절만 쓰고 답안지를 제출했다. 시험관이 4행만 쓴 그 이유를 묻자 “뜻을 다했다(意盡)”고 대답했다. 시험관은 조영의 詩를 반복해서 읽고서야 가작임을 알아보았다. 시험답안이 격식에 맞지 않았으나 글의 내용을 통해 인재를 알아보고 파격적으로 조영을 합격시켰다고 한다. 장안성에서 멀리 종남산을 바라보면 종남산 북쪽의 수려한 경치를 볼 수 있으므로 ‘종남산 북쪽 영마루가 수려하다’고 했다. 북쪽 응달은 햇빛을 등지고 있어 눈이 거의 녹지 않아 겨울 내내 눈이 남아있다. 그래서 餘雪여설이라 했으며, 산봉우리가 높아 구름까지 닿을 듯한데 녹지 않고 소복이 쌓인 눈이 마치 구름 끝에 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마침 눈이 개고 해가 나오자, 햇빛이 눈에 비치고 이어서 나무숲에 비치는 것이 유달리 밝게 빛난다. 눈이 내린 뒤 통상 기온이 더 내려가고 추워지므로 해질녘 종남산에 쌓여 있는 눈의 차가운 기운이 수 십리 밖 장안성까지 밀려오는 듯 저녁 추위를 더 한다. 이 詩는 꼭 써야 할 말만 정련해서 간결하게 표현하고, 뜻이 다 전달되자 멈추었다. 고인들은 이 詩가 부연 설명하는 蛇足사족이 없으니 본받을 만하다고 하였고, 눈을 읊은 佳作가작이라 평하였다. 한편, 조영은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에 나아가 兵部병부에 속하여 말(馬)을 관리하는 駕部員外郞가부원외랑 벼슬을 하였으나, 뜻이 맞지 않아 벼슬을 버리고 汝水여수 물가에 거처를 마련하고 농사를 지으며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였다. 이때 지은 詩가 “汝墳別業”여분별업(여분의 별장)이다. “失路農爲業, 移家到汝墳… 山中無外事, 樵唱有時聞”(관리의 길을 잃고 농사를 업으로 삼기위해, 집을 이사하여 여분으로 갔다… 산중생활에는 바깥세상과의 번거로운 일이 없고, 나무꾼의 노래 소리만 이따금씩 들려온다) 조영은 이곳 여분에서 고기를 잡고 나무하면서 농부로 여생을 보냈다. 祖詠조영(699∼746)은 성당(713∼765)의 시인으로 洛陽낙양사람이며 724년 진사과에 급제하였으나 벼슬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의하여 사임하고 汝墳여분으로 물러났다. 이곳 여수 물가에서 농사를 지으며 유유자적한 생활을 했다. 盛唐의 전원 산수파의 한사람으로 왕유와 詩友시우였으며, 그의 시풍은 탈속적이고 정적인 것으로 평해진다. 註 : 終南 종남(終南山종남산인데, 장안 인근에 있는 산으로 주봉은 장안의 남쪽에 있다), 陰 음(응달/그늘), 嶺 령(고개), 陰嶺 음령(음지의 산마루), 秀 수(빼어나다/아름답다), 積 적(쌓다), 浮 부(뜨다), 端 단(끝/발단), 林表 임표(수풀 위/수풀 끄트머리), 霽 제(날이 개다), 霽色 제색(눈이나 비가 개인 뒤의 햇빛), 增 증(더하다), 暮 모(저물다/저녁), 寒 한(춥다/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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