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憫 農(가엾은 농민)
憫 農(가엾은 농민) 민 농 李 紳 ( 이 신 ) 春種一粒粟 봄에 한 톨 볍씨 심으면 춘종일입속 秋收萬顆子 가을에 만 톨 거둔다. 추수만과자 四海無閑田 온 나라에 노는 땅 하나 없건만 사하무한전 農夫猶餓死 농부는 오히려 굶어 죽는다. 농부유아사 鋤禾日當午 호미 들고 김매노라면 해는 어느 덧 한낮 서화일당오 汗滴禾下土 땀방울 흘러내려 벼 이삭 밑 땅에 떨어진다. 한적화하토 誰知盤中餐 누가 알리요? 이 소반 위의 쌀밥이 수지반중찬 粒粒皆辛苦 한 알 한 알 모두가 농민의 수고로움인 것을 입립개신고 * 註 : 憫 민(근심하다/불쌍히 여기다), 種 종(씨/심다), 粒 입(알/쌀알), 粟 조(조/오곡의 총칭/벼), 顆 과(낟알), 閑 한(한가하다/막다), 猶 유(오히려), 餓 아(주리다/굶다), 鋤 서(호미/김매다), 鋤禾 서화(호미로 김을 매다), 午 오(12地支 중 일곱 번째이며 시간으로 정오 12시), 汗 한(땀/땀을 흘리다), 滴 적(물방울/방울져 떨어지다), 盤 반(소반/대야), 餐 찬(음식물/먹다), 皆 개(다/모두), 辛苦신고(맵고 씀/괴로운 것을 견디며 일하는 것을 말함) 이 詩는 두 편의 연작시로 농민들의 고생과 그 고생의 대가로 얻게 되는 굶어죽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나타냈으며, 우리가 편안히 앉아서 먹는 밥 한 톨에도 농민의 피와 땀이 배어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제1·2구절에서 봄에 볍씨 한 톨 심어서 가을에 만 톨을 거둔다고 하면서 농민들의 노동을 찬미하고 있다. 제3·4구절에서 범위를 넓혀서 온 나라를 통틀어 황무지가 개간되고 노는 땅이 없어져 곡식은 쌓였는데도, 애써 농사지은 농민은 빈털터리일 뿐이다. 심지어 굶어죽는 일까지 생긴다. 결국 노동은 富부를 낳았으나 노동자에게는 畸形기형을 가져왔다고 하겠다. 제5·6구절에서 잡초와 싸우면서 땀 흘려 일하는 농민의 모습을 간결하면서도 멋지게 표현했으며, 마지막 구절에서 농민의 땀의 결실인 밥을 아무 생각없이 소비하는 세상 사람들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그 당시 사회적 모순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는데, 읽는 이로 하여금 일종의 비통감과 울적함을 불러일으킨다. 이신(李紳, 772∼846)은 중당(中唐, 766∼835)의 시인으로 자는 公垂공수이며, 강소성 潤州윤주 사람이다. 806년에 진사에 급제하여 목종에서 무종까지 4대를 섬기는 동안 여러 벼슬을 거쳐 재상에 올랐다. 원진·이덕유와 더불어 "三俊"삼준이라 하였으며, 백거이와도 친교가 있었다. 기행문에도 뛰어났으며, 키가 작다고 하여 "短李"단리라는 별명으로 불려졌다. [배경] 당나라도 말기로 다가오자 貧富빈부간 사회경제적 모순이 더욱 첨예화 되었다. 귀족들의 방대한 토지소유 확대로 농민들은 생활이 점점 더 어렵게 되어 流亡民유망민이 되기도 하였고, 나중에는 농민의 봉기로 이어져 당나라를 멸망으로 몰아가게 된다. 농부는 그들의 피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굶어죽는 얄궂은 현실을 바라보면서 그저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풍년이 들어 농부가 태평한 세월을 기뻐하면서 불렀다는 擊壤歌격양가가 울려 퍼지는 堯舜요순시대가 그리울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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