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예를 가져다 주는 근거와 이유는 여러 가지라 할지라도 한 인격의 어떤 부분이 영예롭게 되면, 그 부분으로 해서 그 전체가 영예롭게 되는 것인 만큼 영예는 항상 위격에 그 최종 근거를 두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해서 영예롭게 되겠지만 그 위격에 가져다 주는 영예는 단 하나다. 어떻든 그리스도 안에 비록 두 가지 본성이 있다 하더라도 위격은 하나이다. 그러므로 예수를 경배하는 방법은 그분의 신성에 있어서나 인성에 있어서나 흠숭지례(欽崇之禮)의 단 한 가지 방법이어야 한다.
2. 그러므로 신적 위격에 속해 있는 말씀의 인간성은 흠숭지례로 경배되어야 한다. 민일 완전함 때문에 그 인간성을 경배해야 한다고 한다면, 그때에는 그분에게 공경지례(恭敬之禮)의 경배를 드려야 할 것이다.
3. 그리스도의 상본이나 초상화 같은 경우에도 그것이 하나의 상징이 아니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채, 그리스도처럼 경배의 대상으로서 흠숭지례의 경배를 받아야 한다.
4. 거룩한 십자가는 흠숭지례의 경배 대상이 된다. 그리스도의 지체와 접촉한 때문에, 또 그분의 고귀한 피로 적셔진 때문에 그렇다.
5. 흠숭지례의 경배는 오직 그리스도에게만 합당하다. 이성적 피조물 가운데 그 자체로 유일하게 영예를 받을 만한 능력이 있는 피조물에게는 피조물로서 공경지례의 경배가 마땅하다. 그러므로 피조물인 동정녀 마리아에게 흠숭지례가 합당하지 못하며 특별한 공경지례, 즉 상경지례(上敬之禮)가 합당하다.
6. 만일 우리 조상들의 귀중한 옷가지들은 그분들에게 속한 것이기에, 또 시신이 있다면 이것은 더욱더 밀접하게 그분들에게 속한 것이기에 마땅히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그러므로 논리적으로 성인들의 유해는 그리스도의 지체요, 하느님의 아들이요, 우리들의 친구요, 간구자로서 더욱이 하느님으로부터 영예롭게 된 분들로서, 하느님께서 그분들을 통하여 계속적으로 기적을 베푸시는바, 우리는 마땅히 공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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