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제의 직무는, 거룩한 것을 다루기 때문에 성무(聖務)라고 부른다. 이 직무는 하느님과 백성 간의 중계자로서의 업무다. 즉 하느님께 기도를 바치면서 백성들에겐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이 세상을 하느님과의 화해에로 이끌었고, 이 세상에 천상적 은총을 베푸셨다. 그러므로 그분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이시며, 사제로서의 칭호가 당연한 것이다.
2.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간들은 죄의 사함을 받았고, 은총과 영광의 완전함을 선사받았다. 이것이 희생의 목적이다. 여기엔 죄를 위한 희생과 구원을 위한 평화적 봉헌으로서의 희생,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를 위한 번제(燔祭)로서의 희생이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단지 사제로서만이 아니라 완전한 희생 제물이시기도 했다.
3. 죄의 완전한 치유를 위해서는 잘못으로 얼룩진 것을 씻어내야 하고, 처벌의 빚을 사면 받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은총을 받아야 하고 모든 죄의 빚에 대한 보속이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은총을 주시고 우리 죄의 짐을 치워 주심으로써 우리를 의롭게 하셨다. 그러므로 그분은 사제직을 죄의 완전한 대속(代贖)의 효과를 통하여 지니게 되셨다.
4. 그리스도는 하느님과 인간들 사이의 중재자로서 인간들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신다. 그러므로 마치 태양이 자신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을 비추듯이 예수는 그렇게 당신의 사제직으로 다른 모든 이들을 거룩하게 하셨으며, 당신 자신을 거룩하게 하는 일을 필요로 하지 않으셨다.
5. 그리스도의 사제직은 영원하다. 그러나 희생 제물의 봉헌의 측면에서라기보다 천상에서 영원하게 된 희생 제물의 결실을 두고서 그렇게 말할 수 있다.
6. 멜키세덱(Melchisedech)의 사제직은 율법의 사제직의 예형(豫形)이었으며, 그리스도의 사제직의 예형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멜키세덱의 예를 따라 사제이시다. 그러나 그 예형을 뛰어넘는 실재였던 만큼 더욱 탁월한 사제이셨다.
|
0
91
5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