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성의 질서로부터 시간의 질서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시간의 질서를 따르면 거기엔 앞섬이 없다. 그러나 본성의 질서를 따르자면 예수 그리스도는 영혼을 통하여 육체를 취하였다. 왜냐하면 영혼은 육체의 본질적 형상으로서 육체는 영혼을 통하여 형성되고 성장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존엄성의 질서에 의해 요구되는 바, 영혼은 육체보다 더 고귀한 까닭이다.
2. 또 존엄성의 질서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영홍을 지성을 통하여 취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성은영혼의 여타의 능력보다도 더욱더 고귀한 까닭이고, 지성이 말씀에 더욱 가깝기 때문이다. 지성은 바로 인식하는 것인 까닭이다.
3. 우리의 영혼은 육체 안에 주입되는 행위 안에서 창조된 것처럼 그리스도의 영혼도 마찬가지다. 오리게네스(Origenes)의 으견을 따르면 모든 영혼이, 그리스도의 영혼까지도, 태초에 모두 함께 창조되었을 것이라 한다. 이것이 모든 영혼에 대해 잘못이라면, 그리스도에게는 이중적인 잘못이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혼이 위격으로서 선재(先在)하여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네스토리우스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그런 오류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영혼이 일치의 행위에 있어서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되었거나 소멸되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또 하나의 잘못이다.
4. 만일 이성적 영혼이 육체 안에 주입된 것이 아니라면, 그 육체는 인간 본성의 육체가 아닐 것이다. 그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는 이성적 영혼에 의해서 생명을 얻기 이전의 육체를 취한 것이 아니다.
5. 다시 한 번 시간의 질서를 떠나서 본성의 질서에 대해 언급하자면, 이 본성의 질서를 따라서 육체는 영혼을 위한 것이요, 이 육체와 영혼이 인간 전체를 위한 것처럼,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는 이 질서 안에서 육체를 영혼 안에 취했고, 또 이 질서를 따라서 이 육체와 영혼을 전체 안에 취하였다.
6. 예수 그리스도가 은총을 통하여 인성을 취하였다고는 말할 수 없다. 또 그것이 일치의 은총을 의미한다 해도 그렇다. 그것은 은총을 육화와 동일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것이 성화은총을 의미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은총은, 마치 결과처럼, 육화의 후면(後面)인 까닭이다. 그러나 일치는 그 은총이 작용인(causa efficiens)이신 하느님의 관대한 의지를 의미한다면 그 은총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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