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조된 본성들 가운데 하느님께 취해지는 존재로서 가장 합당한 본성은 바로 인간 본성이다. 인성은 지성적인 본성으로서 말씀(Verbum)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에 비합리적인 보다 낮은 차원의 다른 본성에 비해 가장 합당하다. 또 인성은 회복해야 할 원죄를 지니고 있으면서 천사적 본성을 더욱 필요로 하였다. 천사적 본성이란 그 안에는 원죄나 본죄는 아니지만, 개별적인 죄나 회복불능의 죄가 가능한 본성을 말한다. 이것은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 경향에 대해 다루고 있는 바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권능을 제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2. 하느님의 아들은 하나의 인간적인 위격을 취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 본성을 취한 것이다. 만일 취한 인성 안에 위격의 선재(先在)를 이해하자면, 취한 이후 이 위격은 소멸되어 더 이상 취한 것으로 남아 있지 않거나 또는 보존되어 그리스도 안에 두 위격으로 있어야 한다. 이것이 네스토리우스(Nestorius)의 오류이다.
3. 신적 위격은 한 인간을 취한 것이 아니라 한 인성을 취한 것이다. 왜냐하면 한 인간이란 인성의 한 개체를, 즉 하나의 인간적 위격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 네스토리우스의 오류에 머물 수 있다. "그분이 인간이 되셨다"라는 구절에서 "인간"은 취함의 종결이다. "인간을 취하셨다"라는 구절에서 "인간"은 한 개체로서, 무엇보다도 위격으로서 취함에 대한 선지식(先知識)이다. 이것이 네스토리우스(Nestorius)의 오류이다. **<네스토리우스(Nestorius)는 두 위격의 한 본성 안에서의 일치를 주장한다. 한편 토마스 아퀴나스는 두 본성의 한 위격 안에서의 일치를 말한다>**
4. 하느님의 아들은 그분 자신 안에 구체적인 인성을 취하셨으며, 그것은 추상적인 인성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첫째로 플라톤이 의도한 것처럼 자체 안에 존재하는 하나의 이념으로서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질료적인 것으로 인성에 있어서 모순이 되며, 비질료적인 방식으로 실재적 실존을 지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신적 정신 안에 존재하는 것으로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적 이념, 신적 지식, 신적 본성일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인간 정신 안에 존재하는 것처럼 있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상적이지 실제적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5. 하느님의 아들은 구체적으로 인성을 취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 각자 안에 있는 그런 구체적인 인성으로서가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모든 인간은 억압적인 존재로 머물 것이다. 또 그리스도는 많은 형제들 가운데 첫번째가 되지 못할 것이며, 모든 인간이 그분 안에 머물게 되고 동등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위격이 육화한 것처럼 그렇게 말씀의 위격 안에 서로 일치한 하나의 영혼과 육체 안에 한 인성이 취해졌다는 것이 합당하다.
6. 하느님은 아담의 혈통을 따라 인성을 취함을 선호하셨다. 무엇보다도 다른 방법들을 마다하고 그렇게 하신 것은 그럼으로써 죄를 지은 자(아담과 그 후손)들을 보속하게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고양시키고, 죄에 떨어진 자들을 다시 합당한 권위에로 들어올리시는 하느님의 권능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죄에 떨어진 자들은 다시 일으켜져야 할 필요성을 우선적으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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