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각인된 초자연적 지식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영혼은 모든 것을 인식하였다. 왜냐하면 모든 그의 능력이 현실화된다는 것은, 즉 자연적인 매체에 의존하고 있기에 자연적이라고 하든, 또는 제일 원인에 의존하고 있기에 순종적이라고 하든 그 모든 수동적 능력을 현실태 안으로 이끌어들인다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각인된 초자연적 지식과 더불어 그리스도는 인간 지성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과 하느님으로 부터 인간들에게 계시된 모든 것을 인식하였다.
2. 그리스도는, 이 지상 세계에 속하지만, 단지 나그네로서만이 아니라 진복자들의 무리에도 속한다. 여기서 고유한 육체에 어울리는 비 주체적 존재를 만난다. 그러므로 그분은 환상의 감각적 영상을 필요로 하지 않은 채, 각인된 초자연적 지식을 사용할 수 있었다.
3. 논술적 지식은 무지에서 앎에로 이동하는 지식이다. 대조(對照) 지식이란 서로 대치되는 두 가지, 예컨대 원인과 결과를 놓고 그 관계를 통하여 인식하는 지식이다. 그리스도의 각인된 초자연적 지식은 그 사용에 있어서, 또 그것이 자신의 소유로서가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하여 사용함에 있어서 논술적 지식이었으며, 대조 지식이었다. 왜냐하면 그 지식은 위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이다.
4. 그러므로 각인된 초자연적 지식은 인식의 양적인 면에서나 또 그의 분명성에 있어서나 천사들의 지식보다 월등하다. 그리스도의 영혼에 주어져 있는 은총의 영적 빛에 의해서 천사들의 것보다 월등하다. 그런데 인식 방법에 있어서 천사들 보다 못하다. 왜냐하면 그분은 인간적 영혼의 본성과 동일하게 형성된 본성을 지니셨고, 이 인간적 영혼은 감각이나 환상, 또는 논리를 사용하지 않는 천사들 것보다 열등하기 때문이다.
5. 그리스도의 각인된 초자연적 지식은 그분이 수용한 인간적 영혼 안에 발생하는 것이다. 항상 현실태로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지 가능태로서만도 아니다. 오히려 습성적 지식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에게도 지식은 하나의 정신적 습성인 것이다.
6. 우리 인간에게는 많은 지식의 습성들이 있고, 그만큼 인간의 인식 능력이 다양한 것처럼, 그리스도에게도 각인된 초자연적 지식의 서로 다른 습성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구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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