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Verbum)을 취한 육체는 영상적(映像的)인 것이 아니라 진정한 것이다. 왜냐하면, 첫째로 만일 인성을 취해야만 했다면, 이것은 영상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한 육체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만일 취해진 육체가 영상적인 것이었다고 한다면 실재로 죽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로 진리이신 그분이 완성하신 업적 가운데 겉꾸미는 체하는 것이 있었다는 것은 옳지 못하기 때문이다.
2. 오히려 육체는 지상적인 것이었다. 다시 말해 살과 뼈로 된 것이었다. 인성의 본래적인 육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 빢에도 수난 받을 수 없는 천상적 육체로서의 말씀은 고통을 당하실 수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천상적 육체를 지니셨으면서도 지상적 육체와 마찬가지로 수난을 당하셨다는 것은 진리이신 예수가 인간을 기만했다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3. 말씀은 단지 육체만을 취한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혼도 취하셨다. 왜냐하면 인성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폴리나리스(Apollinaris)는 말씀이 영혼을 대신하였다고 주장함으로써 오류를 범하였다. 실제는 성서는 예수의 영혼에 대해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마태26,38 ; 요한10,18). 신적 말씀에게는 불가능하고 오직 인간 영혼에게만 고유한 슬픔, 분노, 경탄의 속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만일 영혼을 취하지 않았다면 바로 구원을 필요로 하는 인간의 영혼은 치유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예수의 육체는 영혼없이 인간의 육체일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영혼은 육체의 본질적인 형상이고 그로 인해 우리들의 육체가 동물의 것이 아닌 인간의 것이 되는 까닭이다.
4.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적 영혼은 그의 고유한 정신을 지니고 있다. 아폴리나리스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만일 인간적 영혼이 아니라면, 적어도 지성이 말씀에 의해서 대체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오류를 범하였다. 사실 성서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부여하고 있는 경탄이라는 속성은 말씀에게가 아니라 바로 인간적 지성에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취해진 영혼은 구원을 필요로 하는 까닭에 죄를 범할 수 있는 영혼이다. 그러므로 영혼은 정신을 지니고 있으며, 만일 경고해 주는 정신이 없으면, 죄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결국 지성없이 그리스도께서 취한 육체는 인간의 육체는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육체가 동물의 것과 구별되는 것은 바로 지성을 통하여 가능하기 때문이다.
|
0
13
1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