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자가 꿀벌과 파리를 한병에 넣은 다음 어느 곤충이 먼저 탈출 하는

가를 실험해 보았습니다. 각각 3마리 씩을 넣은 병을 캄캄한 방에 두었다

가 병 밑바닥 쪽에 약간의 빛이 가도록 하였습니다.

어느 곤충이 먼저 어두운 쪽에 있는 주둥이를 찾아 탈출했을까요? 병에서

멋지게 탈출한 곤충은 예상과는 달리 모두 파리들 이었습니다. 벌들은 파리

들이 모두 탈출한 뒤에도 여전히 빛이 들어오는 병 밑바닥에서 붕붕대고 있

었습니다.

훨씬 똑똑한 것 같은 벌들이 탈출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고정관념 때문입

니다. 벌집에서 태어나 평생을 사는 벌들은 밝은 곳이 출구라는 등식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한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어디든지 쏘다니는 파리들은

이곳 저곳을 탐색한 끝에 2분도 안되어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도 ‘과학적 기준’이나 ‘경험적 상식’이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가 쉽지 않습니다.

LG CEO 시절 ‘혁신 전도사’로 불렸던 김쌍수사장이 한전에 취임한 뒤

345KV용 송전선 철탑에 756KV용 송전선을 같이 걸어보면 어떻겠냐는 의

견을 제시했을 때 담당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송전 전압이 다를 경우 철탑을 따로 건설하는 것이 그 동안의 ‘상식’이자

‘과학’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장 지시라 마지못해 시도해본 담당자들은 예상과 달리 일부만 보완하면

하나의 철탑에 전압이 다른 두개의 송전선을 걸어도 전혀 이상이 없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며 덕분에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음은

물론입니다.

경영전략가인 해멀은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외치지만 실제로 혁신이 효과

적이지 못한 이유』는 곧『기업의 경영구조 자체가 혁신을 생산하도록 설계

된 것이 아니라 같은 일을 반복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많은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나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노력들을 열

심히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종전에 성공했던 방식에서 기회를 찾

으려는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회는 새로운 관점으로 보고 새로운 지점으로 움직이며 새로운 방

식으로 찾아야 올 수 있습니다.

쳇바퀴 속의 다람쥐는 열심히 달리지만 한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습니

다. 지금 내가 달리고 있는 발판이 쳇바퀴는 아닌지 가끔은 발 밑을 살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열심히 달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