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토(일본어: 納豆:なっとう)는 대두를 낫토균을 이용해 발효시킨 일본의

전통 식품입니다.

우리나라의 청국장처럼 독특한 냄새를 가진 낫토를 일본 사람들은 아침에

즐겨 밥에 비벼 먹는다고 합니다. 이런 식품이다 보니 제조하는 회사가 당연

히 많을 수 밖에 없었으므로 시장은 대표적 레드오션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 낫토 시장에 작년 하반기에 커다란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어느 회사의 제

품이 반년 만에 갑자기 1억7천만개나 팔리며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서버린

것입니다.

전 일본 사람들이 1.5개씩 사먹은 셈이고 심지어는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

지 못해 광고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창업200년

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쓰칸 식품회사였습니다.

과연 무엇이 일본 열도를 뒤흔든 비결 이었을까요?

떠먹는 요구르트나 과일젤리의 포장을 뜯으면서 내용물이 옷이나 손에 튀는

실수를 했던 기억이 더러 있으실 것입니다.

낫토도 마찬가지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낫토는 보통 겉포장 안에 비닐포장이

2중으로 되어 있고 여기에 간장과 겨자 봉지가 따로 되어 있어 세 가지를

신경써서 뜯은 후 끈적 끈적한 내용물을 비벼서 섞어야 했습니다.

뜯다가 약간의 실수라도 해서 옷이나 손에 묻기라도 하면 독특한 발효식품에

서 나는 냄새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해 아예 먹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많았

다고 합니다.

오래된 낫토 시장에서 지금까지 이런 점을 문제 삼은 제조업체는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낫토는 원래 이런 거야 라고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건강에 좋은

낫토를 먹으려면 이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고 당연시 하며 수십 년을

흘러 왔던 것입니다.

미쓰칸은 이처럼 당연시 되었던 고객의 불편에 주목했습니다. 속포장이 없

으면서 신선도와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 개발에 골몰해 2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속 비닐을 없앤 젤리형 낫토 개발에 성공한 것입니다.

어느 제조업체도 또 어느 직원도 무시한 고객의 불편을 미쓰칸의 한 직원이

문제로 인식하고 회사에 적극적으로 건의하면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이런 포장기능 혁신과 더불어 업계 최초로 디자인 전문가를 통한 차별화된

포장, ‘어머나~편리!’라는 문구와 함께 불과 10초 만에 먹을 준비가 끝나는

광고 컨셉은 소비자의 마음을 곧바로 사로잡아 만년 2위 기업을 순식간에

1위로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직원의 아이디어가 실행에 옮겨져 성공하기까지에는 아이디어를 중

시하는 “열린 기업 문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

입니다. 제안된 아이디어가 시장조사를 통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지위를

막론하고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책임자가 되어 기술진과 한팀을 이루어 기획

부터 개발, 포장, 영업활동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당하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미쓰칸에서는 모든 사원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최고 경영

진과 언제든지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문화”가 일찍부터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연한 관행처럼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고객

의 불편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생각으로 살피는 자세일 것입니다.

남과 같이 생각하고 남과 같은 방법으로는 결코 남을 앞지를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곳에 회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아이

디어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