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지금은 생사의

기로에서 허덕이는 GM의 디트로이트 공장 현판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고

합니다.

‘기체 역학적으로, 그리고 항공 과학적으로 본다면 벌은 날 수가 없다. 그러

나 지금도 벌은 날아다니며 꿀을 모은다. 몸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아 날 수

없어야 하는 땅벌이 날 수 있는 것은 일초에 수백 번의 날개짓을 하기 때문

이다.’

벌은 뭉텅한 몸집에 비해 작은 날개를 가지고 있는 신체 구조 때문에 기체

역학이나 항공과학 측면에서 본다면 절대로 날아다닐 수가 없는 곤충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벌들은 과학을 비웃기라도 하듯 붕붕거리며 날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식을 뒤집는 벌들의 비행 비결에는 치열한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땅벌은

1초에 130번, 이보다 몸집과 날개가 더 작은 꿀벌은 1초에 무려 200~230

번씩의 날개짓을 한다고 합니다.

똑딱하는 순간에 날개가 무려 230번을 위아래로 퍼덕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벌들의 비행 비결입니다.

벌들이 날면서 붕붕 소리를 내는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날개짓 때문입니다. 벌들은 이처럼 엄청난 노력으로 기체역학과

항공과학을 무색케 하며 2억년이 넘도록 생존을 넘어 성장을 지속해 오고

있는 것입니다.

GM이 이런 내용을 공장 현판에 적어 놓은 이유는 바로 자신들이 그렇게 해

야 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며 생활하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GM은 그동안 이 현판의 내용과는 거꾸로 행동해 왔습니다.

갈수록 몸이 무거워지는 데도 날개짓을 더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경쟁사에 비해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무거운 몸집을 만들었음에도 최대 승부

처인 승용차 시장에서의 정면승부라는 빠른 날개짓 대신 SUV나 트럭 같은

단기 수익성 사업에 한눈을 파는 방법으로 거구를 지탱해오다가 결국 고통

스럽게 추락하게 된 것입니다.

9월 15일은 우리 회사의 창립 50주년 기념일입니다. 온갖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며 무려 반세기 동안 성장과 발전을 지속해 왔으니 참으로 뜻깊고

경축스러운 날입니다.

그러나 마냥 축하하기에 앞서 날개에 비해 몸집이 너무 커진 것은 아닌지,

몸집이 커졌는 데도 날개짓은 몸집이 작을 때와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영광의 50년, 성공신화 100년의 약속』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한번쯤 돌아보는 기념일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