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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의 창조적 사고와 김치냉장고「딤채」
지난 주 닌텐도가 이른바 비고객을 끌어들여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성공한 사례에 이어서 금주에는 고객의 숨어있는 니즈를 찾아 이를 충족시켜 성공한 경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주식회사 만도" 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김치냉장고 "딤채"를 만드는 회사라고 하면 누구나 "아 !" 하게 됩니다. 김치냉장고는 오늘날 가정마다 없는집이 없을 정도 이지만 최초로 발명된지는 불과 15년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만도는 80년대부터 차량용 에어컨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이들이 가진 고민은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이 독립된 완제품이 아니라 차량에 부착되는 일종의 부품이다 보니 영업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의 독립된 마케팅보다 자동차의 매출에 따르기 때문인 것이지요. 독립된 제품으로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자신들이 보유한 냉동공조 기술을 활용한 가정용 에어컨이었습니다. "위니아"란 브랜드로 시작한 에어컨 사업은 크게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에어컨은 여름 한철에 판매되는 상품이므로 1년 가운데 절반은 공장을 놀려야 할 형편이였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온풍기, 가습기등 다양한 아이템을 시도했지만 기존 선발업체의 장벽에 막혀 실패나 다름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만도는 식문화와 더불어 발달해온 프랑스와 일본의 저장기술에 주목하게 됩니다. 프랑스의 와인전용 저장 냉장고나 일본의 생선전용 저장 냉장고는 있는데 우리민족이 때마다 빼놓지 않고 먹는 김치전용 냉장고는 왜 없냐는 것이었습니다. 주거문화는 서구식 아파트로 바뀌었지만 김치를 먹는 식문화는 여전하니 장독대를 대신할 수 있는 김치전용 냉장고를 만들어 보자고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95년 11월경 「딤채」라는 김치냉장고를 발명합니다. 결과야 말할 것도 없는 대성공이었고 기존 가전업체들은 땅을 쳤습니다. 그러나 성공의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신기술이 아니라 기존 기술로 만들어지는 제품이다보니 후발업체들이 곧바로 추격해 오는 바람에 숨돌릴 틈도 없이 쫓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객은 최초를 기억해 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베스트 만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만도는 창조적 혁신과 기술개발을 통해 단순한 보관에서 숙성기능 및 야채보관기능까지 추가하는 등 주부들의 숨은 니즈를 계속 충족시킴으로서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이제 김치냉장고는 단순히 김치를 숙성, 보관한다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나아가 "고품격 식문화"를 척도하는 아이콘으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년전에는 과거의 주력사업이었던 차량공조 사업부문까지 매각하고 김치냉장고에 전념하고 있으며, 김치냉장고의 매출이 회사 전체매출액의 8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발명하는 것 만이 창조가 아니라 기존의 지식과 기술로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찾고 이를 구현하는 것이 더 중요한 창조적 발상이 아닌가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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