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聞 歌
聞歌(달밤에 미인곡을 듣다) 문가 李安訥(이안눌) 江 頭 誰 唱 美 人 辭 강 언덕에서 누구 미인곡을 노래하는가? 강두수창미인사 正 是 孤 舟 月 落 時 바야흐로 외로운 배에 달이 지는 때라네. 정시고주월락시 惆 悵 戀 君 無 限 意 슬프도다! 임 그리는 무한한 뜻을 추창연군무한의 世 間 唯 有 女 郞 知 세상에서 오직 노래 부르는 여인네만 아는구나! 세간유유여랑지 【 註釋 】訥 눌(말더듬다), 江頭 강두(강가/강변), 誰 수(누구), 唱 창(부르다), 美人辭 미인사(송강 정철의 사미인곡 및 속미인곡을 말함), 正 정(정히/바로), 孤 고(외롭다), 落 락(떨어지다), 惆悵 추창(한탄하며 슬퍼하는 모양), 戀 련(생각하다/사모하다), 戀君 연군(임금 또는 임을 그리워하다), 世間 세간(세상), 唯有 유유(오직…만이 있음), 女郞 여랑(소녀/歌妓가기 : 노래를 업으로 하는 기녀/남자와 같은 재주와 기질을 가진 여자) 【 構成 및 韻律 】7언 絶句로 平起式평기식이며, 韻字는 平聲 ‘支’ 韻 으로 ‘辭 ․ 時 ․ 知’자이다 (참고 : ○ 평성, ● 측성, ◎ 운자) 【 作者 】李安訥이안눌(1571～1637) : 조선 중기 인조 때의 문신으로 본관은 덕수, 자는 子敏자민, 호는 東岳동악이다. 형조참판 ․ 함경관찰사 ․ 예조판서 ․ 대제학 등을 지냈다. 1636년 병자호란 때 인조를 남한산성에 호종하였다. 죽은 후에 청백리에 뽑혔고 좌찬성에 추증되었다. 시문에 뛰어나 이태백에 비유되었고 글씨도 일가를 이루었다. 【 評說 】 용산 달밤에 강나루에서 미인곡을 듣다 한강가 용산에 휘영청 밝은 달이 뜬 어느 날 밤에 강나루에서 흘러나오는 사미인곡의 애틋한 노랫소리를 듣고 느낀 感慨감개를 읊은 詩이다. 이 詩의 원제목에는 이 詩를 짓게 된 사연이 들어있는데, “용산 달밤에 노래 부르는 여인이 고 인성 정상공(철)의 사미인곡을 부르는 것을 듣고 갑작스럽게 즉흥시를 읊어 조지세 형제에게 보여주다.”(龍山月夜 聞歌姬唱故寅城鄭相公思美人曲率爾口占示趙持世昆季)라고 하였다. 詩의 배경으로 송강 정철의 속미인곡을 끌어 들여서 歌妓가기가 부르는 속미인곡이 한강 가 용산의 달밤에 울려 퍼지고 있다. 달밤에 들려오는 이 노래는 마치 속미인곡에서 “차라리 죽어지는 달(落月)이나 되어서, 임 계신 창안에 환하게 비치리라.”라고 한 마지막 대목을 연상시키게 한다. 노래 부르는 歌妓가기는 이 달밤에 저 강 언덕에다 사무친 情恨정한을 마구 쏟아내고 있는데, 차마 미인곡을 다 부르지 못하고 목이 메는 듯하다. 그래서 님을 그리는 그 무한한 뜻을 슬프다고 하였다. 저 여인의 가슴 쓰라린 사연을 누가 알 수 있을까? 아마 노래 부르는 저 여인네만 이 알고 있지 않을까? ‘속미인곡’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밝은 달빛아래 처연하게 노래하는 가기의 모습은 詩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비감에 젖게 한다. 南龍翼남용익은 ‘壺谷詩話’호곡시화에서 “이안눌의 마지막 구절은 마치 적벽의 퉁소소리가 실처럼 끊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오히려 무한한 의사를 함축하고 있다”(李末句, 有如赤壁簫音不絶如縷, 有含無限意思)고 품평하였다. 그리고 이 詩는 청렴하고 곧은 선비가 임금에게 용납되지 못함을 슬퍼하고 간신들이 아첨하고 시기하는 현실을 탄식하는 말 밖의 뜻이 함축되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작자 이안눌은 權韠권필(1569～1612)과 함께 조선중기를 대표하는 시인이고, 동년배인 권필과 선배인 윤근수 ․ 이호민 등과 교유를 맺었는데, 이 모임을 ‘東岳詩壇’동악시단이라고 하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악시단’이란 기념비가 현재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구내에 세워져 있다. 한편, 정철은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최고봉으로 그의 思美人曲사미인곡은 ‘임금에 대한 간절한 충정을, 한 여인이 지아비를 사모하는 마음에 비유하여서 자신의 뜻을 우의적으로 표현’하였다. 또 續美人曲속미인곡은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젊은 여인이 남편을 사모하는 형식으로 노래’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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