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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忌日夜 (아버지 제삿날 밤에)
先忌日夜 (아버지 제삿날 밤에) 선기일야 洪世態(홍세태) 百 感 中 宵 獨 坐 危 온갖 정회가 교차하는 한 밤중에 홀로 단정히 앉았는데 백감중소독좌위 此 心 唯 有 鬼 神 知 이 마음 오직 영혼께서는 알고 있겠지. 차심유유귀신지 掠 簾 風 過 燈 微 動 주렴을 스치는 바람에 등불이 가볍게 흔들리는데 략렴풍과등미동 却 似 當 年 侍 疾 時 마치 당시 병석에 계신 아버님을 모시던 때와 같구나! 각사당년시질시 【 註釋 】先 선(먼저/앞서다), 先考 선고(죽은 아버지를 말함), 忌 기(꺼리다/기일 :부모나 조상이 죽은 날), 態 태(모양), 宵 소(밤), 危 위(위태하다/단정하다), 唯 유(오직), 鬼神 귀신(아버지의 혼백), 掠 략(노략질하다/스치다), 簾 렴(발), 微 미(작다), 却 각(물리치다/도리어), 却似 각사(꼭…같다), 侍 시(모시다), 疾 질(병) 【 構成 및 韻律 】7언 絶句로 仄起式측기식이며, 韻字는 平聲 ‘支’ 韻 으로 ‘危 ․ 知 ․ 時’자이다 (참고 : ○ 평성, ● 측성, ◎ 운자) 【 作者 】洪世態홍세태(1653～1725) : 숙종 때 활약한 조선후기 문인으로 본관은 남양, 자는 道長도장, 호는 柳下유하 또는 滄浪창랑이며 중인이나 詩로 이름이 나서 김창협 ․ 김창흡 ․ 이규명 등의 사대부들과 절친하게 지냈다. 중인으로서의 좌절과 사회 부조리에 대한 불만을 시속에 담았다고 한다. 저서로 海東遺珠해동유주 ․ 柳下集유하집(14권)이 있다. 【 評說 】 아버지 제삿날 밤에 이 詩는 아버지 제삿날 밤에 조용히 무릎 꿇고 앉아 문득 아버지를 생각하며 느낀 쓸쓸한 감회를 애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詩의 제목인 “아버지 제삿날 밤에 홀로 앉아 슬픈 마음으로 즉흥시를 읊다”(先忌日夜起獨坐愴感口占)에서 시를 짓게 된 이유가 나타나 있다. 漢詩한시에서 ‘아버지 제삿날’을 소재로 한 매우 드문 詩인데, 고금의 자식 된 자로서 숙연하여 옷깃을 여미지 않고 읽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버지의 제삿날을 맞아 목욕재계하고 단정히 앉아 제사를 기다리고 있다. 아버지를 향한 간절한 이 마음을 아버지의 혼백께서는 알고 있겠지 하면서 자신을 위안하고 있다. 발을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에 등불이 살짝 흔들리는데, 그 장면이 마치 아버님께서 병이 깊어 그 당시 내가 몸소 병 수발할 때와 같다고 하였다. 아버지에 대한 애잔한 그리운 情정이 발과 등불을 흔들며 지나가는 바람처럼 자식 된 자의 마음을 조용히 흔들고 있다. 공자가 일찍이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樹欲靜而風不止), 자식이 효도하려고 하나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子欲養而親不待)고 하였다. 이 세상의 자식치고 어버이에 대한 효도에 있어서 부족하지 않은 자가 어디 있을까? 문득 병석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떠올리게 되자 悔恨회한이 가슴에 차오르는 듯하다. 위 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와 소재가 비슷한 작자의 다른 시 한편을 소개한다. 시 제목이 “아버지 제삿날, 집이 가난하여 제수를 바칠 수 없었는데, 아내가 머리위의 은비녀를 뽑아서 팔았다. 이에 감격하여 지었다.”(先忌日, 家貧無以供祭需, 室人拔頭上銀尖子鬻之, 感而有作)라는 긴 제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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