凉州詞 양 주 사
양주사

                                                            王之渙(왕지환)


黃河遠上白雲間  황하는 아득히 흰 구름 사이로부터 흘러오고
황하원상백운간

一片孤城萬仞山  만길 높은 산위에 외로운 성 하나
일편고성만인산

姜笛何須怨楊柳  오랑캐 피리는 왜 하필 구슬픈 이별곡인가?
강적하수원양류

春風不到玉門關  봄바람은 불어도 옥문관을 넘지 못한다.
춘풍부도옥문관

주석
凉州詞 양주사(양주가의 가사/악부의 제목, 凉州는 지금의 감숙성 武威縣무이현), 仞 인(길이 단위/한길은 8척으로 약 2미터상당), 姜 강(중국 서쪽의 이민족), 姜笛 강적(오랑캐가 부는 피리소리), 何須 하수(왜…할 필요가 있는가?/…할 필요가 없다), 怨 원(원망하다/슬픔을 나타냄), 楊柳 양류(楊양은 갯버들, 柳류는 수양버들로 버드나무의 총칭이며 흔히 이별의 의미로 사용/이별곡인 折楊柳), 不到 부도(넘어오지 않는다), 玉門關 옥문관(돈황 서쪽에 있는 서역으로 통하는 관문)

이 시는 책에 따라 출새(出塞) 또는 양주사(凉州詞)라고 한다. 양주사는 원래 당나라 때 樂府악부인 양주곡(凉州曲)의 가사이다. 양주곡은 곡명이며, 당나라 현종 때 서량도독 곽지운(郭知運)이 수집해서 현종에게 올린 서역곡보(西域曲譜)인데, 이를 중국 곡조로 바뀌었다. 나중에 이 곡조가 많은 시인들의 사랑을 받게 되자 양주사 같은 새로운 가사가 많이 나오게 되었으며, 이 양주곡이 성당시절 유행하는 곡조가 됐다.

이 시는 장대하고 더 넓은 변방의 풍경을 묘사한 동시에 변방에 근무하는 군사들의 고달픔, 가족을 떠난 이별의 슬픔과 원망 등이 들어있다.

첫머리에서 황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한 폭의 壯麗장려한 화폭이 펼쳐진다. 황하는 끝없이 너르고 먼 고원에서 휘달려오는데 마치 흰 구름사이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서 시선을 변방의 외로운 성으로 돌리는데, 이 외로운 성은 만길 높은 산과 큰 강에 둘러싸여 더욱 험준하고 고독한 모습이다. 고비사막 북쪽 외로운 성을 지키는 군졸들은 모두 이러한 황량하고 힘든 환경에 처해 있는데 그들의 심사가 과연 어떠할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이때 멀리서 들려오는 오랑캐 피리소리마저도 하필 구슬픈 이별곡(怨楊柳)이다. 원래 "절양류(折楊柳)"는 이별곡인데, 이를 듣는 병사들에게 비통한 우수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당나라 때에는 버들을 꺾어 이별할 때 건네주는 풍속이 가장 유행했다. 柳(버들 유)와 留(머물 유)가 발음이 같아 사람들은 흔히 버들을 주고는 기념으로 여겼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옥문관(玉門關) 밖이라 봄바람도 불어오지 않는다. 따라서 버들잎조차 푸르지 않으므로 버들을 꺾어 마음의 정을 붙이고 싶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적과 대치하고 있는 국경수비는 항상 긴장과 고독, 고단함의 연속인데, 어느 날에야 지상에서 전쟁이 없어지고 진정한 평화가 올수 있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