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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 雪 봄 눈
春 雪 봄 눈 춘 설 韓 愈(한 유) 新年都未有芳華 새해가 왔으나 꽃망울조차 보이지 않더니 신년도미유방화 二月初驚見草芽 이월이 되어 처음으로 돋은 새싹을 놀라서 바라본다. 이월초경견초아 白雪却嫌春色晩 하얀 눈이 도리어 봄빛이 늦게 오는 것을 꺼려하여 백설각혐춘색만 故穿庭樹作飛花 정원의 나무마다 흩날리는 눈이 눈꽃을 만들었다. 고천정수작비화 주석 愈 유(낫다), 都 도(도읍/모두), 芳 방(꽃다웁다), 華 화(꽃/빛나다), 芳華 방화(향기 나는 꽃), 驚 경(놀라다), 芽 아(싹/싹이 트다), 却 각(물리치다/도리어), 嫌 혐(싫어하다/의심하다), 晩 만(늦다), 穿 천(뚫다/구멍), 庭 정(뜰/정원), 樹 수(나무), 飛 비(날다) 이 시는 구성이 정교하고 독특한 풍격이 있어 한유의 시중에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새로이 해가 바뀌었으니 빨리 꽃이라도 피었으면 하나 봄은 아직 요원하다. 눈이라도 내려서 아쉬운 대로 눈꽃을 봄꽃으로 대신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봄을 간절히 기다리는 待春賦대춘부라고 하겠다. 제1· 2구절 "새해가 왔으나 꽃망울조차 보이지 않더니(新年都未有芳華), 이월이 되어 처음으로 돋은 새싹을 놀라서 바라본다.(二月初驚見草芽)"에서 음력 정월이면 곧 입춘이라 봄이 왔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해가 바뀌었음에도 향기로운 봄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여전히 차가운 겨울 기운이 가득하여 봄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들로서는 유달리 초조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2월은 음력으로 요즘 3월 초순이다. 이때서야 겨우 새싹이 돋는 것을 보게 되자 기쁨과 놀라움이 교차함을 나타냈다. 제3· 4구절 "하얀 눈이 도리어 봄빛이 늦게 오는 것을 꺼려하여(白雪却嫌春色晩), 정원의 나무마다 흩날리는 눈이 눈꽃을 만들었다.(故穿庭樹作飛花)"에서 꽃은 아직 피지 않았고, 대신 눈꽃이 피었음을 나타냈다. 이월의 새싹으로부터 봄의 모습을 보았는데, 흰 눈(白雪)이 봄꽃이 피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하게 나무위에 분분히 내려쌓여 눈꽃을 피워냈다. 봄 햇살에 순식간에 스러져갈 운명인 봄눈을 아름답고도 교묘하게 표현하여 봄을 기다리는 심정을 잘 나타냈다. 한유(韓愈 768∼824)는 중당(中唐 766∼835)의 시인으로 자는 퇴지(退之)이며 하남성 출신이다. 고문(古文) 운동의 창도자이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다. 792년에 진사과에 급제하여 국자박사를 거쳐 형부시랑에 올랐으나 불교반대 상소를 올려 조주자사로 좌천되었다. 이후 병부시랑, 경조윤, 이부시랑 등을 역임했다. 사후에 문(文)이라는 시호가 내려져 그를 한문공(韓文公)이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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