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登樂遊原 낙유원에 올라
登樂遊原 낙유원에 올라 등낙유원 李商隱(이상은) 向晩意不適 저녁 무렵 마음이 뒤숭숭하여 향만의부적 驅車登古原 수레를 몰아 낙유원 언덕에 올랐다. 구거등고원 夕陽無限好 석양은 한없이 좋은데 석양무한호 只是近黃昏 다만 황혼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지시근황혼 주석 樂遊原 낙유원(장안성 즉 지금의 서안시 동남쪽에 있는 언덕으로 명승지임),晩 만(늦다), 意不適 의부적(마음속이 불쾌함), 適 적(가다/마땅하다/ 편안하다), 驅 구(몰다), 古原 고원(낙유원을 가르킴), 只 지(다만) 이상은이 울적하고 뒤숭숭한 마음을 털어버리기 위해 마차에 몸을 싣고 낙유원 높은 언덕을 향해 달렸다. 그곳에서 석양의 경치를 바라보면서 마음에 느끼는 바를 노래했다. 저녁 무렵의 경치가 한 폭의 그림처럼 좋으나 오래 머물게 할 수 없다는 의미와 함께 신세가 늙어간다는 感傷감상이 들어있다. 황혼에 붉은 태양 앞에 서있는 시인의 모습에서 말할 수 없는 애잔함과 憂愁우수가 느껴진다. 또 기교를 부리지 않고 평이한 언어를 사용하여 직설적으로 노래하였기에 그 진실함이 가슴속에 전해온다. 제 1구절에서 황혼 무렵 해가 저물어간다는 의미인 向晩향만으로 시작하여 제 3·4구절 夕陽석양, 近黃昏근황혼(황혼이 가깝다)을 사용하여 向晩향만의 뜻을 보충하였다. 마지막 두 구절인 "석양은 한없이 좋은데, 다만 황혼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夕陽無限好, 只是近黃昏)는 품은 뜻이 매우 어 이상은의 명구가 되어 회자되고 있다. 이것을 시의 도량이 넓다고 하는 것인데, 자신의 노쇠함과 신세의 늘그막을 아쉬워한다고 해도 좋고, 그 시대가 晩唐만당시절이어서 나라가 기울어 감을 걱정한다고 해도 좋으니, 시의 뜻(詩意)이 넓고 품은 뜻이 무궁하다 하겠다. 한편, 樂遊原낙유원은 한나라 宣帝선제 때 창건되었는데, 본래 하나의 묘원(廟苑 사당과 이에 딸린 동산)으로 樂遊苑낙유원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곳의 지세가 높고 널찍하여 사람들은 원(苑 동산)을 원(原 언덕)으로 바꾸어 樂遊原낙유원이라 불렀다. 장안의 동남방에 있으며, 이 언덕에 오르면 장안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