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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야 보이는 것
제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일 때 영국 런던은 독일의 무인 로케트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죽어 갔고, 신변에 위협을 느낀 영국 왕실도 런던을 떠날 것을 요청 받았습니다. 그러나 여왕은 이를 거절했고 런던 시에 그대로 남았습니다. 국민이 위험에 처할 때 자신만 살려는 것은 진정한 지도자일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영국 국민은 막대한 세금을 왕실 보존을 위해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왕실이 자신들을 가장 어려울 때 함께해 주었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어려움이 닥치면 또 함께 해 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과 어려움을 함께 하고 국민을 사랑한다고 입으로 말하는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사랑은 말의 논리가 아니라 삶이며, 낭만이 아니라 희생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빛깔로 말하면 장미빛이 아니라 피빛에 가깝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왜 많은 국민은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지도급 인사들의 삶은 부러워하면서도 그들을 존경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고 베풀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또 전쟁이나 국가위기에 과연 그들이 대한민국에 남아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됩니다. 왜 예수님의 이름이 '임마누엘',즉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을 지녔는지를 깊이 생각하면 사랑의 올바른 해답이 나옵니다. 또한 사랑은 아픔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언젠가 튼튼하던 이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이가 튼튼할 때는 못 느꼈는데, 이가 아프고 나니 그 소중함을 새롭게 느꼈습니다. 어쩌면 세상의 이치가 이와 같지 않나 싶습니다. 아파야 보이는 것이 있고, 또 볼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진정한 사랑은 늘 아픔을 동반합니다. 따라서 아픔과 희생을 거부하는 사랑은 그것이 화려하면 할수록 거짓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은 함께 아파할 각오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픔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보려는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는 한, 사랑의 참 뜻을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픔을 거부하는 삶은 성공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성숙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성숙하지 않는 삶에서 참된 행복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 오늘은 우리 모두가 아픔과 어려움을 거부하는 삶이기 보다는 아픔과 어려움 속에 참된 삶의 가치와 사랑을 배워 가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들 삶이 쪽빛 가을 하늘만큼이나 넓고 그윽한 삶의 자락을 펼칠 수 있도록 말입니다. - 카톨릭 다이제스트 10월호 - - 주일 지상 강론 (권철호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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