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지키던 사람들은 예수를 조롱하고 때리며 눈을 가리고 "누가 때렸는지 맞추어 보아라"고 하면서 계속해서 갖은 욕설을 다 퍼부었다. (루가22: 63-65)

예수께서 모욕 받으신 장면을 루가 복음사가는 이것 하나밖에 쓰지 않았지만 이것은 다른 많은 모욕을 암시하고 있다. 다른 복음에서는 최고의회원과 로마병사의 모욕도 기록하고 있다.

예수님은 자기자신이 예언자중의 예언자라고 하셨다. 지금 그들은 이것을 비웃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의 얼굴을 가리고 때리면서 지금 누가 때렸는지 맞추어 보라고 비웃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치고 또 어떤 자들은 뺨을 때리면서 "그리스도야, 너를 때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맞추어 보아라" 하며 조롱하였다.

(마태오26: 67-68)

그리스말 텍스트의 마태오에서는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친 것이 최고의회원이라고 했다. 재판관이 그런 비열한 짓거리를 할 수 있을까? 이것은 그들의 예수에 대한 증오심 때문이었다.

이말을 듣고 대사제가 자기 옷을 찢으며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느님을 모독했으니 이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소? 여러분은 방금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듣지 않았소?

(마태오26: 65)

옷을 찢는다는 것은 큰 노여움의 표시이다. 유다인들은 모독하는 말을 들었을 때 옷 찢는 것이 하나의 관습이었다. 물론 격렬한 분노로 웃통을 벗어부치고 옷을 갈기갈기 찢어대는 그런 것이 아니고 이미 정해져 있는 웃저고리 가슴팍에 약 30cm 가량 되는 깃의 솔기를 뜯어내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대사제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분노했을까?

그대가 과연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인가?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그것은 너의 말이다. 하시고는 "잘 들어두어라 너희는 이제부터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과 또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마태오26; 63-64)

 그것은 너의 말이다→이 번역은 뜻이 흐려진 느낌이 있다. 뒤에 나오는 구절로 보더라도 "그것은 너의 말과 같다"의 뜻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루가에서는 이 말에 대해 확인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루가22: 70)

이 말을 듣고 그들은 모두 "그러면 그대가 하느님의 아들이란 말인가?"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너희가 말하였다"라고 되어있다.

하느님의 아들→이것이 결정적으로 대제관을 분노하게 만든 것이다. 그 당시 유다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하면 소름끼칠 정도로 모독하는 말로 인정했다. 그래서 그는 옷을 찢고 주먹으로 치고 뺨을 때렸던 것이다. 그것으로 분노가 풀어지지 않아 대제관들은 예수를 하인배들에게 넘겨 마음껏 농락하도록 만들었다.

총독의 병사들이 예수를 총독 관저로 끌고 들어가서 전부 대원을 모아 예수를 에워쌌다. 그리고 그의 옷을 벗기고 주홍색 옷을 입힌 뒤 가시로 왕관을 엮어 머리에 씌우고 오른 손에 갈대를 들린 다음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유다인의 왕 만세"라고 떠들며 조롱하였다. 그리고 그에게 침을 뱉으며 갈대를 빼앗아 머리를 때렸다.(마태오27: 27-30)

십자가 형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예수님은 비열하기 짝이 없는 사병들의 농락거리가 되었다. 사병들은 예수가 왕이라 했다해서 왕처럼 주홍색 옷을 입히고(주홍색 옷은 용포를 상징한다.(요한19: 1-3) 물론 이 주홍색 옷은 사병들의 입는 외투였겠지만) 왕의 상징인 왕홀(王笏-지팡이)대신 갈대를 잡게 하고 금관 대신 가시나무로 왕관을 만들어서 머리에 씌우고는 갖은 장난과 조롱을 행하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막판에는 침을 뱉고 머리를 때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오! 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