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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톳길을 읽고...
귀가(歸家) 먼 발치로 보니 이 집은 흙 돌로 담을 세우실 것 같다. 담은 없으면 더욱 좋다, 간(諫)하련만 백성의 것도 아직 훔쳐내는 세상 그것이 물건이든 자존심이든 뭐든 되니 어쩔 수가 없어 여기 흙 담은 황갈색이면 참으로 진하실 것 같다. 한 소리, 숨 받치는 독백이라도 모(摸) 할 것같은 사람, 뭔데할 것 같은 그가 어디선가 기다려줄 것 같다고 말하는 우리 말하는 그곳이라면, 여기서 젊었던 날의 까짓 이야기며 그때 훔치지 못한 사랑의 사람, 뒷 이야기며 황토가 바람든 먼지로 시달렷던 이야기, 그런 이야기도 이제는 먼저 말 하실 것 같다. 정(情)으로 걸인 든 사람이 문을 열고자 이 흙 담을 두드리면 편평한 디딤 곳, 넒은 돌덩이 위엔 황톳길 신발이라도 가지런히 채우시려나 세속의 건널목을 건너는 아담의 모습도 편안히 오라하실텐가, 이 남루함은 늦 오후 해발치 기다란 어둠터기 처럼 당신이 쉬어야할 때 오는 이 사람을. 상계동, 플로리아노 권일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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