望月懷遠  달을 보고 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다
망월회원
                                                                 張九齡 (장구령)


海上生明月 바다위에 밝은 달 떠오르니
해상생명월

天涯共此時 하늘가의 그대도 이 시간 저 달을 함께 하겠지
천애공차시

情人怨遙夜 고운님 그대 긴긴밤을 원망하며
정인원요야

竟夕起相思 온밤 내내 그리움에 지새우리라.
경석기상사

滅燭憐光滿 촛불을 끄고 휘영청한 달빛을 즐길 제
멸촉연광만

披衣覺露滋 옷을 걸치고 뜰이 서니 이슬이 스며든다.
피의각노자

不堪盈手贈 저 달빛 손에 가득 담아 보내드릴 수 없으니
불감영수증

還寢夢佳期 돌아가 잠들어 꿈속에서 그대를 만나보리라.
환침몽가기

* 註 : 懷 회(품다/마음), 懷遠 회원(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다), 涯 애(물가/끝), 天涯 천애(하늘의 끝/매우 먼 곳을 의미), 共 공(함께하다/함께), 怨 원(원망하다), 遙 요(멀다/아득하다), 遙夜 요야(긴긴밤/아득한 밤), 竟 경(다하다/끝나다), 竟夕 경석(온밤 내내), 滅 멸(불을 끄다/멸하다),憐 련(불쌍히 여기다/사랑하다), 披 피(옷을 걸치다/나누다), 滋 자(붇다/더하다), 不堪 불감(감히 해내지 못함), 盈 영(가득차다), 贈 증(보내다/선물하다), 還 환(돌아오다), 寢 침(잠자다/눕다), 夢 몽(꿈/꿈꾸다), 佳期 가기(좋은 기약/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제1구절 "바다위에 밝은 달 떠오르니"(海上生明月)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제목의 望月)을 그렸는데, 그 마음이 웅혼하고 넓어서 천고의 佳句가구가 되었다. 작자의 다른 詩인 "感遇"감우에서 "외로운 기러기 바다에서 왔다"(孤鴻海上來)와 유사한 구절이다.
제2구절 "하늘가의 그대도 이 시간 저 달을 함께 하겠지"(天涯共此時)에서 이 달을 이 시각 같이 보고 있을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그리워"(懷遠)하고 있다.
제3·4구절에서 사랑하는 그대(情人), 달을 마주하여 온갖 정회에 사로잡혀 밤새 잠들지 못해 이 밤이 너무 긴 것을 원망할 뿐이라고 하였다.
제5·6구절에서 방안을 밝히고 있는 촛불을 끄고 나니, 좋아하는 달빛이 실내에 가득 비쳐 들어오는데, 나도 모르게 옷을 걸치고(披衣) 방을 나와 달빛아래 배회한다. 밤은 이미 깊어 차가운 이슬이 옷을 적신다.
제7·8구절에서 손에 가득 달빛을 움켜쥐고(盈手) 이것을 그리운 그대에게 보내고(贈) 싶다는 자기의 마음을 그렸으나 보낼 방법이 없다(不堪). 그래서 방안으로 다시 들어가 잠을 청하고, 꿈속에서라도 그대와 즐겁게 만나겠다(佳期)는 소원을 나타냈다.
詩에서 묘사한 맑고 그윽한 달밤, 유유하게 이어지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등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여운이 끊이지 않고 은은히 이어지게 한다.

[배 경] 唐당 현종(제위:712∼755)이 집권 전반기에 어진 재상 姚崇요숭 등을 등용해 바른 정치에 힘써 당나라의 전성기를 이루었는데, 이를 開元盛世개원성세(714∼741)라고 한다. 장구령도 733년(개원21)에 재상에 임명되어 賢相현상이란 평을 얻었다. 그러나 간신 이임보 등이 중용되고, 736년 극언으로 직간하다가 파직되고 740년에 죽었다. 이때 당 현종은 이미 정치에 실증을 느끼고 향락만 추구해 정치를 돌보지 않았다. 745년 양귀비와 사랑에 빠지면서 정치는 더욱 문란해지고, 이어서 755년 안록산의 반란이 일어나는 등 당나라는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 詩는 달밤에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情人)을 그리워하며 지은 한편의 아름다운 抒情詩서정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