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제2편 윤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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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문 : 살인(殺人, homicidium)

1.        자연 질서 안에서 불완전한 사물들은 더 완전한 사물들에게 이용된다. 따라서 나무는 동물의 지배 아래 있고, 동물은 인간의 지배 아래 있다. 그러므로 십계명에서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인간을 겨냥하는 계명이다.

2.        하위의 사물이 상위의 것에 종속되어 있듯이 부분은 전체에 종속되어 있다. 육체의 건강을 위해서 때로는 부분을 절단하는 것처럼 사회의 위험한 존재로서의 악인은 사형의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3.        그러나 이는 사회를 보호라 책임을 가진 사람에게 유보되어 있다. 그러므로 개인은 죄인을 사형에 처할 수 없다.

4.        또한 이는 성직자들에게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온유함이라는 옷으로 갈아 입혀져야 하기 때문이다.

5.        자살은 금지된다 : 왜냐하면 1)자기 자신의 보존과 애덕을 향하는 인간 본성을 거스르기 때문이다.그러므로 각자는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 2)또한 이는 각자가 속해 있는 사회에 대한 반역이기 때문이다. 3)또한 생명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이는 항상 하느님의 권한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자살은 하느님의 권한을 횡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살은 비록 천국에 빨리 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한다고 하더라고 정당하지 못하다. 또한 무서운 죽음, 혹은 아주 중하고 번민되는 죽음을 모면하기 위해서 또는 어떤 죄에 대한 자책감 때문에. 다른 사람이 죄의 대상이 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자살은 정당 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죄를 범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 죄를 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성인(聖人 )들의 흔쾌(欣快)한 죽음은 인간 생명의 절대적 주인이신 하느님의 영감(靈感)에 달려 있는 것이다.

6.        무죄한 사람에게서는 그가 사회에 끼치는 해로운 범죄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러므로 무죄한 사람을 사형에 처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만일 우리가 단순히 생명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하느님께서 그 주인이 되신다. 이사악의 희생 제사는 하느님의 명령에 의한 합법적인 것이었다.

7.        자기 방어를 위해 살인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방어는 두 가지 효과를 내포한다. 즉 지향하는 대로 보존하는 것과 그 자체로는 원하지 않았으면서도 다른 사람들 죽이는 것 이다. 그러므로 무죄한 사람에 대한 중재가 통용된다면 방어는 각자의 고유한 생명을 보호하는 행위이다.

8.        만일 우리가 의도를 벗어나 돌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를 경우, 그 사람에게는 살인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적어도 원인적으로는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정당한 숙고 없이 혹은 살인과 같은 위험한 사태를 발생케 하는 정당하지 못한 사물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면 유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