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느님께 봉사하는 것은 다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의 직무자들은 화관을 상징하는 삭발예식을 치러야 한다. 그 잘려진 머리 부분은 그들이 세상의 허영에 얽혀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2. 그러나 삭발은 서품이 아니다. 왜냐하면 어떤 영적 힘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품을 위한 하나의 준비다.
3. 삭발은 세속에 대한 포기를 드러낸다. 그러나 실제적인 것이 아니고 세속에 대한 애착에 관한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께 봉사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세속적인 것에 대한 소유가 아니라, 그런 소유에 대한 지나친 애착과 관심이기 때문이다.
4. 사제는 그의 으뜸 활동인 예수 그리스도의 실제적 몸을 축성하는 행위에서 서품의 충만한 능력을 지닌다. 한편 이차적 행위인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 즉 신자들을 다스리는 데 있어서는 제한된 법적 판결권을 지닌다. 왜냐하면 그 다스리는 권한은 일차적으로 주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5. 그러므로 만일 서품의 성사가 온전히 성체성사에 관련된 것이고 사제직 안에 그런 관계가 충만한 것이라면, 성체에 관련하여 더 이상 부여할 것이 없는 주교직은 서품의 한 가지 종류가 아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 즉 교회와 관련해서 교계적 성격의 특별한 직무를 지니는 만큼 서품이라고 부를 수 있다.
6. 그리고 모든 교회가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개별 교회, 지역교회를 다스리는 주교들 위에 전 세계적으로 다스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교황의 권한이다. 이 권한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열교(裂敎)에 속한 사람이요, 교회의 일치로부터 분리된다.
7. 교회의 직무자들이 각각의 다른 서열의 서품을 받았다는 것을 각각의 직무에서 구별하듯이, 적절하게 그 의복들이 구별되어 정해져 있다. 어떤 의복은 모든 직무자들에게 공통적이고, 또 어떤 의복은 특별하게 어떤 직무자에게만 관련된다. 모두에게 공통적인 영대에서 시작해서 대주교 이상에게만 해당되는 빨리움(Pallium)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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