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스도의 수난은 우리에게 구원을 얻어 주는 공로의 원인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분은 교회의 머리로서 머리가 이룬 공로는 그의 지체(肢體)에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2. 그리스도는 수난으로 우리를 위해 보속함으로써 우리에게 구원을 주는 원인이 되었다. 특히 하느님의 정의에 걸맞는 그의 보속행위는 세상의 모든 죄의 빚을 갚고도 남는 것이었다. 즉 그것은수난 안에서의 그리스도의 사랑의 무한함을 통해서, 그의 위격의 무한한 권위를 통해서, 그리고 그분이 당하신 고통의 보편성을 통해서이다.
3. 하느님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하느님께 영예로움을 드리는 행위로서의 희생 제물이 되심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은 우리의 구원을 위한 희생 제물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극히 합당한 희생 제물이 되셨다. 왜냐하면 최고의 사랑으로부터 유래하는 까닭이다. 또 진실한 희생 제물이었다. 왜냐하면 율법의 다양하고 풍부한 예형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까닭이다. (육하원칙을 따라서) 누구에게서, 누구에게,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따지자면 결과적으로 최고의 희생 제물이었다.
4. 아담을 기점으로 죄를 통하여 인간은 악마의 노예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죄에 대한 형벌을 치르기 위하여 하느님의 정의 앞에 놓이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보속하시면서 이 두 가지 속박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는 그 값을 치루셨다. 그리고 우리를 "구속"하셨다. 다시 말해 "값을 치르고 되사셨다."
5. 구속의 값은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피였다. 구속의 업적은 인간 본성을 수용하신, 성자에게 속한다. 비록 첫 원인은 신적 삼위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지만.
6. 특히 그리스도의 수난은 우리의 구속의 능동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록 그 능동인이 근원적인 것이 아니라 도구적인 것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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