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사 '앉다(sedere)'는 '쉰다(quietere)'라는 의미다. 또 '심판하다(iudicare)'라는 의미도 지닌다. 그리스도에게 "성부 오른편에 좌정하시다"라는 표현은 이 두 가지 의미에 있어서 적합하다. 왜냐하면 그분은 천상에서 성부와 함께 지복(至福)상태에 계시며 또 성부와 함께 다스리시는 까닭이다.
2. 그리스도께서 "성부 오른편에 좌정하셨다"라는 것은 하느님과 같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성부와 동일한 영광, 동일한 권능을 지닌다는 것을 뜻하며, "오른편"이라고 하는 표현은 권능, 지복, 영광의 구별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성부의 위격으로부터 성자의 위격을 구별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그리스도는 또한 인간으로서도 성부의 오른편에 좌정하셨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인간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 속한 것이다. 그러나 일치의 은총을 통하여 인간 본성과 위격적으로 일치하고 있는 신적 위격의 이유 때문이다. 또 그것은 상존 은총과도 관계되는 바, 그리스도는 다른 모든 피조물보다도 더욱 풍부한 상존 은총을 지닌다. 그러므로 그 은총은 지복 상태 안에서 간직되어 있고, 다른 모든 피조물의 은총 보다도 탁월한 능력을 지닌 것이다.
4.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성부 오른편에 좌정하셨다면 그것은 신성에 있어서 선부와 동등하기 때문이며, 다른 모든 피조물보다 월등한 상태의 은총을 지닌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부 오른편에 좌정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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