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이 자유 의지를 가지지 않았다면 계율과 금령(禁令)들은 존재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아래로 굴러 떨어지긴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돌멩이와 같지 않다. 또한 본능적으로 '평가 능력(aestimativa)'으로써 늑대를 천적으로 인정하고 늑대를 피해 도망치는 양(羊)과도 다르다. 인간은, 본능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유들을 종합·검토해서 찬·반 사항에 따라 그리고 자유로운 판단으로써 그 어느 편에든 몸을 실을 수 있기에, 판단하며 행동하는 것이다. 구체적 사물들의 경우 이성이 자유롭게 의견을 가질 수 있듯이, 의지는 자유롭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유 의지(liberum arbitrium)'를 가진다.
2. 자유 의지는 자연적 성품(habitus)이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자연적이고 필연적인 경향을 부담지울 것이고 따라서 자유 의지 자체에 모순될 것이다. 또한 취득된 습성도 아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대단히 강한 경향(예컨대 무절제한 폭주(暴酒)인데 반해, 자유 의지는 선택에 있어 냉정하다. 그러므로 그것은 하나의 능력이라고 말해야지, 하나의 현실(actus)이라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현실'은 지나가는데, 그것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3. 자유 의지의 특성인 '선택(electio)'은 (어떤 것이 더 좋은지 조사하고 판단하는)인식과 (좋다고 판단된 것을 받아들여 유익한 어떤 것에로 기우는)욕구로부터 결과된다. 유용한 것은 선이다. 선은 욕구의 대상이다. 자유 의지는 따라서 욕구적 능력이다.
4. 그러나 자유 의지는 이성이 지성에 대해서 가지는 관계를 의지에 대해서 가진다. 왜냐하면 지성(오성)은 단순 인식이고 이성은 논증을 통한 인식인 것처럼, 의지는 단순 욕구이고, 자유 의지는 선택하는 욕구이다. 따라서 이성이 지성(오성)으로부터 구별되는 능력이 아니듯이, 자유 의지도 의지와 구별되는 별도의 능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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