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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사
자주 와야 하는데 글치 못하고 늘 잊지 못하게 인연의 고리만 잡고 늘어 집니다 그래도 아직도 동강을 그리워 하고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기억해 주세요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처음이란 참으로 가슴 설레는 말이다. 첫 출근, 첫 만남, 첫 수확, 첫 항해, 첫 통화... 나도 좀 근사하게 첫 출사라는걸 해 보았다. 사진을 찍는 일을 하루 이틀 한것도 아니고 본격적으로 꽃이나 풍경을 찍는다고 폼 잡은지만 10년이 넘어가니 제법 시간 꽤나 허비했건만 그래도 내 마음대로였지 이번같은 출사는 처음이다. 사무실에서 동호회라는걸 만들어서 아침 7시까지 사무실로 오란다 보통의 출근보다도 빠른시간인데 그래도 회장의 명이 떨어졌는데 어쩔것인가? 그렇게 해서 첫 출사라는걸 감행했는데 우선 사진협회에서 정식으로 회원자격을 얻은 동료들도 4명이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들고 온 카메라는 나같은 아마츄어의 기를 꺾기에 충분했다 수백만원에서 천만원이 넘는 고가의 카메라에서 부속 액세서리까지....  첫 번째 목적지는 담양의 관방제라는 저수지에서 물안개 피워 오르는 근사한 풍경을 잡아 보기로 했다. 해가 마악 떠오르면 물안개에 아침햇살까지 곁들어 진다면 그 풍경은 얼마나 근사할까? 나같은 게으름뱅이는 그런 모습을 도저히 내 의지로는 찍을 수 없을게다 작품 하나를 건지기 위해 아침 단잠을 생략한다는 건 단 하루도 용납이 안되는 내 게으름이기에 그러나 일정이 갑자기 청화스님 다비식으로 바뀌었단다. 물안개야 아무 때나 맘 먹으면 가능하겠으나 청화스님 같이 유명하신 선승의 다비식은 생에 그리 흔한 접할 수 있는 찍을꺼리가 아니라는게 동호회 임원들의 설명이고 보니 나도 그리 이해가 된다 그러나 12시경에 거행한다는 다비식까지는 무려 5시간이나 남았는데 그곳까지 가는 1시간을 제외 하드라도 4시간이나 남았는데... 자꾸 아침 잠 생각이 난다 그러나 막상 조그마한 산사를 찾아가는 길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조그마한 면소재지 2차선 도로는 전국에서 몰려든 차량행렬로 더디 진행되고 셔틀버스를 기다리는데도 30여분이 넘게 걸렸다 그제서야 시간의 심각성을 알았고 임원의 경험에 의해 서둘러 영결식과 다비식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됐다.  그곳에서 세시간여 시간을 소진하다보니 이젠 일정에 맞추어 일몰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담양 금성산성으로 이동해야 한단다. 오후 5시면 해가 넘어감으로 점심을 거른 체 금성산으로 허겁지겹 달렸다. 산성에 오르니 해가 넘어가려면 한시간여정도는 찍을 장소도 고르고 찍을 준비도 해야 한다고 했다. 지친 몸을 서산너머로 넘기는데는 순간이란다. 그래서 짬을 내어 마지막 햇살에 깃을 세우고 있는 억새의 도도한 모습도 찍고 추월산 너머 너머 산등선이들의 포근함도 찍어 본다  그래도 첫 출사인데 버리고 못 찍으면 대수이랴 이런 위안을 삼으며 찰칵 찰깍 소리만 가을바람에 실어 내 보낸다 그러나 사진에는 거물급들인 동료들은 미동도 않는다. 먹이를 겨누고 잇는 하이에나처럼 해가 떨어질 서산 봉우리만 응시한 채 있다.  그렇게 서산 낙조에 걸릴 붉그스런 해와 산성의 망루를 연결지어 그림을 그리고 있건만 해는 야속하게 이글거리다 언른 뒷꽁무니를 감추고 말았다 허망하다. 그래도 마음먹고 왔는데... 이번에도 선배 동료들은 무표정으로 사진기를 접는다. 다음에 오지 뭐!  첫 출사! 나는 마음 비우는 작업부터 하고 돌아 온 기분이다 그래 마음을 비워야지. 사진은 아름다운 그 순간을 얻기 위해 잃어 버리는게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인생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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