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풀이 영성 *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고 나면 반드시 해주는 것이 뒷풀이란 것입니다.
일을 하는 동안 쌓인 여러가지 감정들을 풀어주는 자리인 것이지요.
어떤 분들은 이런 뒷풀이를 두고 일은 하지 않고 놀기만 하려 한다고
합니다만 지나치지 않은 범위내에서 하는 뒷풀이는 심리치료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뒷풀이는 남들에게 해 주거나 남이 내게 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도 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내재적 보상이라고 합니다.
내재적 보상이란 일을 열심히 한 나에게 내가 상을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청소를 하고 난 후 조용한 곳에서 커피 한 잔을 한다든가
일을 하고 난 후 바람을 쐰다든가 하는 것들입니다.
군인들의 경우에는 구보를 하고 나서 흙바닥에 털벅 누워 한 개피의 
담배를 피우는 것이 얼마나 기분좋은 일인지 모릅니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은 한 잔의 커피 그리고 한 개피의 담배로 그 스트레스
를 풀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내재적 보상/자기 위로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중독에 걸린 분들이나 쉬는 것은 게으름이라는 강박적인 신앙관을 
가진 분들은 내재적 보상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심지어 단죄하기도 합니다.
물론 쉬지 않고 일하는 것에 대해 무어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쉬지않고 일만 하고 아무런 마음의 위로도 받지 못한다면
결국 지치고 짜증스런 상태에 빠지고 말게 됩니다.
그리고 일하는 것에 대하여 화를 내기 시작하게 됩니다.
어린아이들이 부모님의 심부름을 하고 난 후에는 반드시 선물을 받습니다.
아이들은 어쩌면 그런 선물을 받는 재미로 심부름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은 아이나 어른이나 다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 도반 홍성남 신부님의 일일강론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