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앙은 세분화된 사물들의 본질이며, 이견(異見)들에 대한 논증"이라는 사도의 말씀은 유사한 성질이나 세분화된 차이점에서 추론된 신앙에 대한 하나의 형식적 정의가 아니고, 신앙의 대상으로 부터 연유된 하나의 서술적 정의이며, 신앙에서 나오는 참된 행복이다. 또한 신앙의 실천에서 생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에 대한 지성의 동의이다.
2. 신앙의 주체 안에 신앙이 자리잡는 것처럼 신앙은 지성 안에 자리잡는다. 왜냐하면 믿는다는 것은 진리를 그 대상으로 하는 믿음과 지성과 연관된 진리를 소유하는 지성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앙은 믿음의 기본 원리이다.
3. 애덕(愛德)은 신앙의 형상이다. 형상은 어떤 것을 완전하게 하는 요소이며, 따라서 신앙의 형상은 신앙을 완전하게 하는 애덕이다. 이 애덕은 사랑으로 작용한다.
4. 신앙의 형상이 애덕이므로, 애덕은 지성보다는 의지의 영역에 속한다. 신앙은 애덕의 결핍된 의지와 연결된 일종의 지성의 영역 안에 자리할 수도 있다. 불완전하고 형상을 갖추지 않은 신앙이라 하더라도 의지가 애덕, 즉 은총에 순응한다면 그것은 형상을 갖춘 완전한 신앙이 될 수 있다. 또한 같은 이치로 먼저 잘 형성된 신앙이라 하더라도 후에 불완전한 신앙이 될 수도 있다.
5. 형상을 갖춘 신앙이어야만 참된 덕이 된다. 왜냐하면 신앙은 오로지 완전한 행위를 위한 기본 원리이기 때문이다.
6. 신앙을 가진 인간 편에서 볼 때 신앙은 복합적하다. 그러나 하느님 편에서 신앙은 모든 인간에게 유일하고도 불변하는 대상이다.
7. 신앙은 그 자체로 제1덕(德)이다. 왜냐하면 신앙은 영성생활의 원리이며, 신앙을 통해서 하느님을 알지 못한다면 최후 목적이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또 하느님께 희망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연하게도 겸손하지 않은 신앙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겸손이 제1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8. 신앙은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그 동기의 측면에서든지 혹은 동의의 측면에서든지 학문이나 지혜, 그리고 지성보다도 더 큰 확실성을 갖는다. 왜냐하면 신앙의 동기는 가장 견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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