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례자 요한의 세례는 시기 적절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세례와 공현의 기회를 마련해 주었고, 또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세례에 익숙하도록 연습시켰으며, 회개와 더불어 세례를 받기에 합당하도록 하였던 까닭이다.
2. 요한의 세례에는 신적 제도, 즉 성신의 감도하심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인간적인 효력을 지니고 있으며, 비록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해도 물로 씻는 정화 예식은 하나의 외적인 것이었다.
3. 그러므로 세례자 요한의 세례는 은총과 비교될 수 없다. 그러나 신앙을 준비함에 있어서 은총의 어떤 질서를 지니고 있다. 그리스도의 세례에 익숙하게 하고 어떤 결실과 더불어 그 세례를 받기에 합당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4. 예수 이외의 다른 사람들도 세례자 요한의 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만일 그리스도만이 받았다고 한다면 그런 세례는 그리스도의 세례보다 더 나은 어떤 것으로 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이외에도 그리스도의 세례를 준비하는 데 필요했던 까닭이다.
5. 세례자 요한의 세례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세례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그리스도가 세례를 베풀기 시작했을 때 그것을 중지할 필요가 없었다. 세례의 중지는 그럴 경우 질투의 결과로 보일 수 있었을 것이고, 또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은 그리스도가 세례를 베푸는 것을 비웃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6. 세례자 요한의 세례는 물과 성신으로서가 아니라 단지 물로써만 베풀어진 것이어서, 이 세례를 받은 사람은 은총을 받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를 온전하게 받아야 하는 것이 필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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