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악(惡, malum)이 무엇인지는 그 대립물 즉 선(bonum)을 통해 알려진다. 선이란 그것을 추구하는 자의 존재를 완성하는 한에 있어서 `원욕될 만한(appetibile)' 것이다. 선은 그러므로 `존재성' 을 지닌다. 그 대립자인 악은 `선의 결핍(privatio boni)', `존재서의 결핍' 이다.
2. 사물들 간의 비동일성(47.2)은 우주의 완성을 위한 것이다. 이것은, 불멸의 사물들도 있고 멸망할 사물들도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 이 멸망할 것들은 멸망 또는 결함에 지배받지 않는다면 `가멸적(可滅的, corruptibile)' 이 아닐 것이다. 이 `가멸성' 은 상대적 선의 결핍 즉 `악' 과 더불어 일어난다. 그러므로 `악은 우주의 완성을 위한 것' 이다.
3. 상대적 선의 결핍은 어떤 주체(subjectum)속에서 발견된다. 그 주체는 어떤 `존재성'을 지니고 있는 한 `선'이다. 그러므로 악은 선 속에서 발견된다.
4. 악은 모든 상응하는 선들의 결핍이다. 그러나 악이 발견되는 주체 자체의 총체적 멸망은 아니다. 그렇게 되면 악조차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5. 제1현실은 존재이고 제2현실은 작용이다. 그러므로 악은 2중적이다: 즉 제1현실의 결핍이거나 제2현실의 결핍이다. 이성적 피조물에 있어서는 하나는 `처벌의 악(malum de ratione poenae)', 또 하나는 의지에 해당되는 `죄로서의 악(malum de ratione culpae)' 이라 불리운다.
6. `죄악'(이것은 우리의 의지에서 전개되어 우리를 악하게 만든다)은, 의지 자체의 무질서에서 성립되기에, 다만 의지의 대상인 어떤 것의 결핍일 뿐인 `처벌의 악'보다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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