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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가지가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나에게 붙어 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해바라기 "해바라기 하나가 불평을 터뜨렸습니다. 온종일 해만 바라보아야 하는 일과가 못마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녀석은 이름부터 해바라기가 뭐냐며 자기는 지금부터 `해안보기`라고 이름까지 바꿔버렸습니다. `해안보기`는 어디든지 좋으니 해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습니다. 그는 제비 친구들을 졸랐고 얼마 후 해가 뜨지 않는 남극에 도착하였습니다. 어둠이 깔린 얼음 위에서 대번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내 인생은 이제 새 출발이다.!" 나무가 가지를 떠나는 법은 없는데 가지가 나무를 버리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나무는 본(本)이요. 가지는 말(末)이다. 본은 말을 버리지 않는다. 다만 말이 본을 떠날 뿐이다. 나무는 가지가 좋은 열매를 맺도록 해주고 싶은데, 가지 스스로 제 몸에 도끼를 대는 것이다. 강은 한없이 물을 퍼주고 싶은데 개울이 스스로 물이 싫다며 물길을 끓어버리는 것이다. 하느님은 `본`이시오 우리는 `말`인지라 말이 본을 떠나서는 제 스스로 아무 열매도 맺을 수 없다. 해가 싫다며 남극으로 가버린 `해안보기`는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로 돌아오며 그간 어둠과 냉기 속에서 생긴 배움을 이렇게 정리한다. "햇님은 나를 사랑하고, 나는 햇님을 사랑하지요. 참 사랑이 있는 곳에 참 자유가 있습니다." 본은 사랑을 주고, 말은 순종으로 응답하니 여기에 참 자유가 있다. ◆본말전도(本末顚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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