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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를 사랑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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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바람둥이를 사랑한 여자
둘째 아이 숙제로 바람에 대한 조사를 하다가 엉뚱하게도 바람둥이라는 싸이트에 엔터를 치게됐는데...바람둥이라는 원색적인 단어를 보고 있 자니 바람둥이들의 생활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는 거다.
그래서, 두 눈 찔끔 감고 엔터를 쳤는데...이게 왠일인가? 두 눈 시퍼 렇게 뜨고 궁금해 하는 이의 마음도 몰라주고 다음과 같은 안내 문구가 태그로 왔다리 갔다리 하는 거다.
앞에 적혀 있던 내용은 생략...[이제 이 공간을 닫으려 합니다. 왜냐하 면, 이제 저는 더 이상 바람둥이가 아니므로...]
순간 바람처럼 스쳐가는 사연 하나가 떠올랐다. 우리가 흔히 말하기 좋 아하는 가십거리로 충분한 이야기이지만 당사자에게는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사연이기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놓고자 한다.
한 사 오년 전일께다. 남자에게 별 관심이 없던 여자에게 운명이라고 생 각되어지는 조금은 특수한 상황에 놓인 남자를 만나게 된다. 운전면허 시험 보러가는 날 아침 일찍 데려다 준다고 하고, 연수중에 보고싶다는 전화를 서슴지 않고 해 주던 남자...
바다를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바쁜 와중에 데이트를 신청하고 도착한 곳 이 안면도라지... 여자가 갖고 싶다고 조르던 다이얼리를 사기위해 반 나절을 소모할 만큼의 열정을 보이던 남자 였다지...
남자를 잘 몰랐던 여자는 이렇게 곰살맞게 다가오는 남자의 손길이 사랑 일꺼라고 생각하면서 모든 것을 다 맡기게 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6 개월에 한 번씩 여자들을 바꿔가는 바람둥이 였던거 였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자기는 특수한 상황이니 여자들이 자기를 나누 어서 가져야 한다고 말을 하더라나...
만나는 여자들에게 모두 비밀 유지를 부탁하면서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즐길 정도로 상습범인데다가 문제가 터지면 여자들만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리고 마는 아주 양심 없는 사람이었던 게다.
여자는 그를 바람둥이라고 단정짖기 까지 마치 죽음과도 같은 시간들을 보내며 애써 그를 가슴에 묻었는데...
안타깝게도 늘 여자들로 둘러싸여 있던 남자는 뒤늦게 깨달은 연민이라 는 감정으로 남모르는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지만 프로답게 바람둥이 생 활은 아직까지 그대로 잘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때늦은 후회로 가슴앓이를 하는 남자를 보면서 어쩌면 나 도 하느님 앞에선 이 남자와 같은 프로 바람둥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느님 앞에서는 항상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하느님 말씀대로만 살겠다고 손도장을 꽉! 꽉! 찍어가면서 다짐을 하고 십계명도 줄줄이 외워 보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또 다시 시작되어지는 바람끼...
오만함을 만나면 "오만 난 너 만을 사랑해"라는 감미로운 말로 오만함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쓰고, 권력에 길들여진 맛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랑으로 권력을 얻으려 애를 쓰고, 물질의 풍요로움이 달콤한 유혹을 보내면 아무 조건없이 또 유혹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지는 않았는지...
말로는 가난한 이를 위하는 척 하면서 막상 가난한 자의 방문을 귀찮아 하며 피하지는 않았는지... 교우들에게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하면서 도 늘 하느님 말씀대로 산다고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았는지...
다른 교와는 달리 성체를 영한다는 조금은 특수한 위치에 있는 천주교 회를 다닌다는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바뀌어 독선에 빠진 신앙생활을 하지는 않았는지...
그 남자와 같이 권력과 방종과 오만 그 외 모든 것들과 하느님을 동일 시 하면서 적당히 타협하고 공유하면서 살기를 바라고 있지는 않았는지...
한 여인의 죽음과 같은 사랑을 ... 혹, 지금 이 순간 하느님께서 하고 계시는 것은 아니실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며서 우리의 바람끼로 인해 갈 기갈기 찢기어져 있을 하느님의 상처가 보이는 듯하다.
우리의 바람끼로 새카맣게 타들어 간 가슴을 부여잡고 계실 하느님께 "전, 바람둥이가 아니예요."하며 하루라도 빨리 자신있게 바람둥이 사이트를 닫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남자와 같이 남은 삶을 후회로 살아가기에, 우리는 이미 너무 많 은 사랑을 받고 있지 않은가 또, 하고 있지 않은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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