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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례(筓禮)의 의의

계례란 여자가 처음 머리를 올리고 비녀를 꽂는 의식이다.
계례도 관례와 같이 혼인을 정하지 않아도 행하며, 여자의 성인됨을 알리는 뜻이다.

계례의 절차

친척 중 예의범절에 밝은 부인을 주례로 정해서 3일전에 청한다.
어머니가 주인이 되어 계례일 아침 일찍 의복을 준비하고 주례가 오면 정중히 맞이한다.
주례가 비녀를 꽂아주면 방으로 가서 배자(背子)를 입는다.
주인(어머니)과 같이 차례로 서서 제사를 지내고 주례가 字를 지어주고 축하한다.
주인이 계례자를 데리고 사당에 가서 참배시킨후 손님을 대접한다.

※ 관례나 계례는 전통사회에서도 양반층에서 주로 행하여졌고 남자의 관례는 머리를 깍으면서 자연히 없어지고 계례는 전통혼례식에 흡수되었다. 전통 혼례식때 신랑이 신부집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서 그때부터 신부의 머리를 올려빗고 쪽을 짓기 때문에 신랑이 오래 기다려 초례청에 간다.

비녀에 대해

머리에 밑기름을 바르고 곱게 참빗으로 눌러 빗어 한올의 흐트러짐도 없이 곱게 뒤로 모아서 총총하게 땋아 다시 낭자를 만들고 마무리짓는 것이 바로 비녀다. 비녀는 계, 채, 잠이라는 명칭으로 불렀다.

비녀는 긴 부분의 몸체와 머리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머리부분은 비녀가 낭자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장식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조각을 하고 보석을 붙여 머리 부분만 따로 만들어 붙이기도 하고, 통째로 몸체와 머리를 한 소재로 만들기도 했다.

비녀가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삼국사기에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었으리라고 추측한다.

다양한 모양으로 발전한 것은 조선후기 영조 때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이 때까지 성행하던 사치스런 가발의 사용을 금하기 위하여 모든 부녀자의 머리 모양을 쪽으로 하도록 하여 쪽머리가 일반화되면서 정조 때부터는 비녀의 사용이 일반화되었고 비녀의 모양과 형태도 다양하였다.

비녀의 신분에 따라 재료와 모양이 많이 달랐는데, 금·은·진주· 비취·산호 비녀는 주로 상류층에서 사용했으며, 일반 서민은 나무· 뿔·백동·놋쇠 비녀를 주로 사용하였다. 비녀 머리 부분의 형태도 신분에 따라 차이를 두어 왕비는 용(龍)·봉(鳳) 등의 형태를, 서민들은 민자 비녀 또는 버섯모양의 비녀를 착용하였다. 비녀머리 모양에 따라 재료를 달리하여 계절에 맞추어 사용했는데 '순화궁(順和宮) 첩초(帖草)'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비녀도 계절에 맞추어 직금당의(織金唐衣)에는 봉잠이나 옥모란잠을 꽂고, 평시(平時) 문안에는 십월초일일부터 용잠(龍蠶), 2월 모란잠, 4월·8월·9월에는 매죽잠도 좋고 옥모란잠오 꽂는다. 원삼을 입고 큰 머리에는 칠보수식을 하고 금박당의에는 옥보잠·원앙잠 또는 니사연잠(泥絲蓮簪)을 꽂는다. 옥칠보(玉七寶)가 무거울 때는 금칠보를 하여도 좋으나 원칙인 즉 옥칠보는 젊어서 하는 것이 좋고 금칠보는 노년(老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조짐머리에는 10월부터 정월까지 도금용장(鍍金龍簪)을 꽂는 것이 좋으나 조심스러 울 때에는 은모란잠을 꽂아 대신하여도 좋다. 5월에 백광사 당의를 입을 때는 민옥잠에 떨잠을 꽂고, 용잠에도 떨잠을 꽂는다. 춘·추(春秋)에는 모란잠·매죽잠을 꽂으면서 니사(泥絲) 떨잠을 꽂아 수식한다."

이처럼 비녀가 성년 여인들의 머리를 장식하는 수식구(首飾具)가 되면서 재료와 형태도 다양해지고 명칭과 용도 등도 다양해져서 평상시에 사용하는 비녀는 11-17cm이고, 의식용으로 사용하는 봉비녀나 용비녀 등은 17-34cm이며, 재료에 따라 금비녀, 은비녀, 백동비녀, 놋비녀, 진주비녀,영락비녀, 옥비녀, 비취비녀, 산호비녀, 목비녀, 대(竹)비녀, 뿔(角)비녀, 뼈(骨)비녀 등으로 나누어진다. 또한, 비녀머리의 수식에 따라서는 봉잠, 용잠, 원앙잠, 새머리잠, 고기머리잠, 매죽잠, 죽잠, 죽절잠, 목련잠, 모란잠, 석류잠, 가란잠, 국화잠, 화엽잠, 초롱잠, 호두잠, 두잠, 완두잠, 말뚝잠, 조라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