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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혜왕 장구
상편(梁惠王章句上編)은
7장(章).
【원문】
凡七章.
맹자(孟子)께서 양(梁)
혜왕(惠王)을 만나셨다. 왕(王)이
말하기를
"노인께서는 천리(千里)를 멀다
여기시지 않으시고 찾아와 주셨으니 역시 내 나라를
이롭게 할 일이 생기겠나요?"
하자, 맹자(孟子)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왕(王)께서는 하필이면
이(利)롭게 한다고 말씀하십니까? 역시
인자(仁慈)함과 정의(正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王)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
하고 말씀하시면 대부(大夫)들은
'어떻게 하면 내 가문(家門)을
이롭게 할까?'
하고 말할 것이고,
토서인(土庶人)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을 이롭게
할까?'
하고 말하여, 위 아래가 서로
이익을 취하게 되면 나라가 위태로와질 것입니다.
만승(萬乘)의 나라에서 그 임금을 시해(弑害)하는
것은 반드시 천승(千乘)의 가문(家門)이고,
천승(千乘)의 나라에서 그 임금을 시해(弑害)하는
것은 반드시 백승(百乘)의 가문(家門)입니다.
만승(萬乘)의 나라에서 천승(千乘)을 취하고,
천승(千乘)의 나라에서 백승(百乘)을 취하는 것이
많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마는, 정녕 정의를 뒤로
미루어 놓고 이익을 앞세운다면 빼앗지 않고서는
만족해 하지 않습니다. 여지껏 인자(仁慈)하면서
자기의 어버이를 버린 사람은 없었고, 정의(正義)에
따라 살면서 자기의 임금을 뒤로 미루어버린 사람은
없었사오니, 왕(王)께서는 역시 인자(仁慈)함과
정의(正義)를 말씀하시는데 그치실 것이지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원문】
孟子見梁惠王.
梁惠王,
魏侯罃也. 都大梁, 僭稱王, 溢曰惠. 史記
: [惠王三十五年, 卑禮厚幣以招賢者,
而孟軻至梁.]
王曰 :
[叟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
叟
, 長老之稱. 王所謂利,
蓋富國彊兵之類.
孟子對曰 : [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
仁者, 心之德, 愛之理. 義者,
心之制, 事之宜也. 此二句乃一章之大指,
下文乃詳言之. 後多放此.
王曰 {何以利吾國} ? 大夫曰
{何以利吾家} ? 士庶人曰 {何以利吾身} ?
上下交征利而國危矣. 萬乘之國弑其君者, 必千乘之家;
千乘之國弑其君者, 必百乘之家. 萬取千焉, 千取百焉,
不爲不多矣. 苟爲後義而先利,
不奪不饜.
乘, 去聲.
饜
,
於
豔
反.
○ 此言求利之害,
以明上文何必曰利之意也. 征, 取也. 上取乎下,
下取乎上, 故曰交征. 國危, 謂將有弑奪之禍. 乘,
車數也. 萬乘之國者, 天子畿內地方千里, 出車萬乘.
千乘之家者, 天子之公卿采地方百里, 出車千乘也.
千乘之國, 諸侯之國. 百乘之家, 諸侯之大夫也. 弑,
下殺上也. 饜, 足也. 言臣之於君,
每十分而取其一分, 亦已多矣.
若又以義爲後而以利爲先, 則不弑其君而盡奪之,
其心未肯以爲足也.
未有仁而遺其親者也,
未有義而後其君者也.
此言仁義未嘗不利,
以明上文亦有仁義而已之意也. 遺, 猶棄也. 後,
不急也. 言仁者必愛其親, 義者必急其君.
故人君躬行仁義而無求利之心, 則其下化之,
自親戴於己也.
王亦曰仁義而已矣,
何必曰利?]
重言之,
以結上文兩節之意.
○ 此章言仁義根於人心之固有,
天理之公也. 利心生於物我之相形, 人欲之私也.
循天理, 則不求利而自無不利; 殉人欲,
則求利未得而害已隨之. 所謂毫釐之差, 千里之繆.
此孟子之書所以造端託始之深意,
學者所宜精察而明辨也.
○ 太史公曰 :
[余讀孟子書至梁惠王問何以利吾國, 未嘗不廢書而歎也.
曰嗟乎! 利誠亂之始也. 夫子罕言利, 常防其源也. 故曰
{放於利而行, 多怨}. 自天子以至於庶人, 好利之弊,
何以異哉?] 程子曰 : [君子未嘗不欲利,
但專以利爲心則有害. 惟仁義則不求利而未嘗不利也.
當是之時, 天下之人惟利是求, 而不復知有仁義.
故孟子言仁義而不言利, 所以拔本塞源而救其弊,
此聖賢之心也.]
맹자(孟子)께서 양(梁)
혜왕(惠王)을 만나셨는데, 왕(王)이 늪 가에 서서
크고 작은 기러기와 크고 작은 사슴들을 돌아보면서
"현량(賢良)한 사람 역시 이런
것을 즐깁니까?"
하고 말했다. 맹자(孟子)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현량(賢良)한 사람이 된 후에야
이런 것을 즐깁니다. 현량(賢良)하지 않은 사람은
이런 것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즐기게 되지
않습니다. 시(詩)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영대(靈臺)의 기지(基地)를 재기
시작하였나니,
재고서 그 둘레에 표를
하였다.
여러 사람들 그것을
지어
날짜의 기약도 없이 그것을
완성시켜 놓았다.
기지(基地)를 재며 서두르지
말도록 하였으나
여러 사람들 자식들 같이 모여
왔다.
왕(王)이
영유(靈囿)에 있으면
암사슴 엎드려 있나니,
암사슴은 윤이 돌고
백조(白鳥)는
희디희다.
왕(王)이 영소(靈沼)에
있으면
아아, 그득하니 물고기들
뛰어오른다.'
문왕(文王)은 국민의 힘을 가지고
대(臺)를 만들고 늪을 만들고 하였으나 국민들은
그것을 기쁘고 즐겁게 여겨 그 대(臺)를
영대(靈臺)라고 불렀고, 그 늪을 영소(靈沼)라고
불렀으며, 거기에 크고 작은 사슴들, 물고기와
자라들이 있는 것을 즐거워하였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국민들과 함께 즐겼기 때문에 즐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탕서(湯誓)에
'이 해는 어느 때가 되어야
없어지려나? 나는 너와 함께
죽어버리겠다.'
라고 하였습니다. 국민들이 함께
죽어 버리기를 원한다면, 대(臺)와 못과 새와 짐승이
있다 한들 어찌 혼자서 즐길 수
있겠습니까?"
【원문】
孟子見梁惠王, 王立於沼上,
顧鴻鴈麋鹿, 曰 :
[賢者亦樂此乎?]
樂, 音洛,
篇內同.
○ 沼, 池也. 鴻, 鴈之大者. 麋, 鹿之大者.
孟子對曰 : [賢者而後樂此,
不賢者雖有此, 不樂也.
此一章之大指.
詩云 : {經始靈臺, 經之營之,
庶民攻之, 不日成之.
經始勿亟, 庶民子來.
王在靈囿, 麀鹿攸伏, 麀鹿濯濯, 白鳥鶴鶴. 王在靈沼,
於牣魚躍. } 文王以民力爲臺爲沼.
而民歡樂之, 謂其臺曰靈臺, 謂其沼曰靈沼,
樂其有麋鹿魚鼈. 古之人與民偕樂,
故能樂也.
亟
, 音棘.
麀
, 音憂. 鶴,
詩作翯, 戶角反. 於,
音烏.
○ 此引詩而釋之,
以明賢者而後樂此之意. 詩大雅靈臺之篇, 經, 量度也.
靈臺, 文王臺名也. 營, 謀爲也. 攻, 治也. 不日,
不終日也. 亟, 速也,
言文王戒以勿亟也. 子來, 如子來趨父事也.
靈囿, 靈沼,
臺下有囿, 囿中有沼也. 麀, 牝鹿也. 伏, 安其所, 不驚動也.
濯濯, 肥澤貌. 鶴鶴, 潔白貌. 於,
歎美辭.牣, 滿也. 孟子言文王雖用民力,
而民反歡樂之, 旣加以美名, 而又樂其所有.
蓋由文王能愛其民, 故民樂其樂,
而文王亦得以享其樂也.
湯誓曰 : {時日害喪? 予及女偕亡.
} 民欲與之偕亡, 雖有臺池鳥獸, 豈能獨樂哉?] 害,
音曷. 喪, 去聲. 女, 音汝.
○ 此引書而釋之,
以明不賢者雖有此不樂之意也. 湯誓, 商書篇名. 時,
是也. 日, 指夏桀. 害, 何也. 桀嘗自言, 吾有天下,
如天之有日, 日亡吾乃亡耳. 民怨其虐,
故因其自言而目之曰, 此日何時亡乎?
若亡則我寧與之俱亡, 蓋欲其亡之甚也. 孟子引此,
以明君獨樂而不恤其民,
則民怨之而不能保其樂也.
양혜왕(梁惠王)이
말하기를
"과인(寡人)은 나라에 대해서는
마음을 다할 뿐입니다. 하내(河內) 지방에 흉년이
들면 그곳의 사람들을 하동(河東) 지방에다 옮기고,
하동(河東) 지방의 곡식을 하내(河內) 지방에다
옮깁니다. 하동(河東) 지방에 흉년이 들면 역시
그렇게 합니다. 이웃 나라의 정치를 살펴보면
과인(寡人)이 마음을 쓰는 것 같이 하는 사람이
없는데, 이웃 나라의 국민은 더 줄지 않고,
과인(寡人)의 국민은 더 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하자 맹자(孟子)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왕(王)께서는 전쟁을 좋아하시니
전쟁을 가지고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둥둥 하고 북을
울려 단병접전(短兵接戰)이 벌어지자 갑옷을 내버리고
무기를 끌고 달아났는데, 어떤 사람은 100보(步)를
달아나서 멎고, 어떤 사람은 50보(步)를 달아나서
멎었습니다. 50보(步)로 100보(步)를 비웃는다면
어떠하겠습니까?"
"그럴 수야 없지요. 단지
100보(步)가 아니란 것 뿐이지 그것도 달아난
것이지요."
"왕(王)께서 그 점을 아신다면
국민이 이웃 나라보다 많기를 바라시지 마십시오.
농사철을 어기지 않으면 곡식을 이루 다 먹어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촘촘한 그물을 웅덩이와 못에 넣지
않으면 물고기와 자라를 이루 다 먹어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도끼를 제때에 산림(山林)에 넣는다면
재목(材木)을 이루 다 써낼 수 없다는 것은 산 사람을
기르고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데 유감이 없는
것입니다. 산 사람을 기르고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데 유감이 없게 하는 것이 왕 노릇하는 방법의
시초입니다. 다섯 이랑의 택지(宅地)에다가 뽕나무를
심으면 50대의 사람들이 명주옷을 입을 수 있습니다.
닭·돼지·개 따위의 가축을 번식시킬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70대의 사람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100이랑의 밭을 농사지을 시기를 빼앗지 않는다면,
수명(數名)의 식구를 가진 가구(家口)가 굶주리는
일이 없게 할 수 있습니다. 학교의 교육을 조심스럽게
실시하여 효성과 우애의 뜻을 되풀이 가르친다면
반백(半白)이 된 사람이 길에서 이고 지고 다니지
않게 될 것입니다. 70대의 사람들이 명주옷을 입고,
고기를 먹고, 국민들이 굶주리지 않고, 춥게 살지
않게 되고서도 왕 노릇을 하지 못한 사람은 여지껏
있어 본 일이 없습니다. 개와 돼지가 사람 먹을
곡식을 먹게까지 되어도 곡식을 모아 둘 줄을 모르고,
길에 굶어죽은 송장이 생겨도 풀어 먹일 줄을 모르고,
사람이 죽으면 '내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흉년이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람을
찔러서 죽이고 '내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무기가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하는 것과 다르겠습니까?
왕(王)께서 흉년을 허물하시는 일이 없다면 그때에는
온 천하의 사람들이 모여오게 될
것입니다."
【원문】
梁惠王曰 : [寡人之於國也,
盡心焉耳矣. 河內凶, 則移其民於河東, 移其粟於河內.
河東凶亦然.
察鄰國之政,
無如寡人之用心者.
鄰
國之民不加少, 寡人之民不加多,
何也?]
寡人, 諸侯自稱, 言寡德之人也.
河內河東皆魏地. 凶, 歲不熟也. 移民以就食,
移粟以給其老稚之不能移者.
孟子對曰 : [王好戰, 請以戰喩.
塡然鼓之, 兵刃旣接, 棄甲曳兵而走. 或百步而後止,
或五十步而後止. 以五十步笑百步, 則何如?] 曰 :
[不可, 直不百步耳, 是亦走也.] 曰 : [王如知此,
則無望民之多於鄰國也.
好, 去聲. 塡,
音田.
○ 塡, 鼓音也. 兵以鼓進, 以金退.
直, 猶但也.
言此以譬鄰國不恤其民, 惠王能行小惠,
然皆不能行王道以養其民, 不可以此而笑彼也. 楊氏曰 :
[移民移粟, 荒政之所不廢也. 然不能行先王之道,
而徒以是爲盡心焉, 則末矣.]
不違農時, 穀不可勝食也;
數罟不入洿, 池, 魚鼈不可勝食也;
斧斤以時入山林, 材木不可勝用也. 穀與魚鼈不可勝食,
材木不可勝用, 是使民養生喪死無憾也. 養生喪死無憾,
王道之始也.
勝, 音升. 數,
音促. 罟, 音古. 洿, 音烏.
○ 農時, 謂春耕夏耘秋收之時.
凡有興作, 不違此時, 至冬乃役之也. 不可勝食,
言多也. 數, 密也. 罟, 網也. 洿, 窊下之地, 水所聚也.
古者網罟必用四寸之目, 魚不滿尺,
市不得粥, 人不得食. 山林川澤, 與民共之,
而有厲禁. 草木零落, 然後斧斤入焉.
此皆爲治之初, 法制未備, 且因天地自然之利,
而撙節愛養之事也.
然飮食宮室所以養生, 祭祀棺槨所以送死,
皆民所急而不可無者. 今皆有以資之, 則人無所恨矣.
王道以得民心爲本,
故以此爲王道之始.
五畝之宅, 樹之以桑,
五十者可以衣帛矣; 雞豚狗彘之畜, 無失其時,
七十者可以食肉矣; 百畝之田, 勿奪其時,
數口之家可以無飢矣; 謹庠序之敎, 申之以孝悌之養,
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 七十者衣帛食肉,
黎民不飢不寒, 然而不王者,
未之有也.
衣, 去聲. 畜, 敕六反. 數, 去聲. 王, 去聲.
凡有天下者人稱之曰王, 則平聲;
據其身臨天下而言曰王, 則去聲.
後皆放此.
○ 五畝之宅, 一夫所受,
二畝半在田, 二畝半在邑. 田中不得有木, 恐妨五穀,
故於牆下植桑以供蠶事. 五十始衰, 非帛不煖,
未五十者不得衣也. 畜, 養也. 時, 謂孕子之時,
如孟春犠性毋用牝之類也. 七十非肉不飽,
未七十者不得食也. 百畝之田, 亦一夫所受.
至此則經界正, 井地均, 無不受田之家矣. 庠序,
皆學名也. 申, 重也, 丁寧反覆之意. 善事父母爲孝,
善事兄長爲悌. 頒, 與斑同, 老人頭半白黑者也. 負,
任在背. 戴, 任在首. 夫民衣食不足, 則不暇治禮義;
而飽煖無敎, 則又近於禽獸. 故旣富而敎以孝悌,
則人知愛親敬長而代其勞, 不使之負戴於道路矣.
衣帛食肉但言七十, 擧重以見輕也. 黎, 黑也. 黎民,
黑髮之人, 猶秦言黔首也. 少壯之人, 雖不得衣帛食肉,
然亦不至於飢寒也. 此言盡法制品節之詳,
極財成輔相之道, 以左右民,
是王道之成也.
狗彘食人食而不知檢,
塗有餓莩而不知發; 人死, 則曰 : {非我也, 歲也. }
是何異於刺人而殺之, 曰 : {非我也, 兵也. }
王無罪歲, 斯天下之民至焉.]
莩, 平表反. 刺,
七亦反.
○ 檢, 制也. 莩, 餓死人也. 發,
發倉廩以賑貸也. 歲,
謂歲之豐凶也. 惠王不能制民之産,
又使狗彘得以食人之食,
則與先王制度品節之意異矣. 至於民飢而死, 猶不知發,
則其所移特民間之粟而已. 乃以民不加多, 歸罪於歲凶,
是知刃之殺人, 而不知操刃者之殺人也. 不罪歲,
則必能自反而益修其政. 天下之民至焉,
則不但多於鄰國而已.
○ 程子曰 : [孟子之論王道,
不過如此, 可謂實矣.] 又曰 : [孔子之時, 周室雖微,
天下猶知尊周之爲義, 故春秋以尊周爲本. 至孟子時,
七國爭雄, 天下不復知有周, 而生民之塗炭已極.
當是時, 諸侯能行王道, 則可以王矣.
此孟子所以勸齊梁之君也. 蓋王者, 天下之義主也.
聖賢亦何心哉?
視天命之改與未改耳.]
양혜왕(梁惠王)이
"과인(寡人)은 가르침을 잘
받자옵기를 바랍니다."
하고 말했다. 맹자(孟子)께서
대답하시었다.
"사람을 몽둥이로 죽이는 것이
칼로 죽이는 것과 다른 점이
있습니까?"
"다른 점이
없습니다."
"푸줏간에 살찐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 살찐 말이 있는데, 국민은 굶주린 기색이
있고 들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있다면, 이것은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입니다. 짐승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조차도 사람들은 싫어하는데, 국민의
부모가 되어 가지고 정치를 해나가는데 짐승들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을 피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부모 노릇을 하는 보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중니(仲尼)의
'처음 나무사람을 만든 자(者)는
자손이 없을 것이다.'
라고 말씀한 것은, 그 사람이
사람의 형상(形像)을 만들어서 썼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 국민들을 굶주려서 죽게 만든단
말입니까?"
【원문】
梁惠王曰 :
[寡人願安承敎.]
承上章言願安意以受敎.
孟子對曰 :
[殺人以梃與刃, 有以異乎?] 曰 :
[無以異也.]
梃
, 徒頂反.
○ 梃, 杖也.
[以刃與政, 有以異乎?] 曰 :
[無以異也.]
孟子又問而王答也.
曰 :
[ 庖有肥肉, 廐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厚斂於民以養禽獸, 而使民飢以死,
則無異於驅獸以食人矣.
獸相食, 且人惡之. 爲民父母,
行政不免於率獸而食人.
惡在其爲民父母也?
惡之之惡, 去聲. 惡在之惡,
平聲.
○ 君者, 民之父母也. 惡在,
猶言何在也.
仲尼曰 : {始作俑者, 其無後乎! }
爲其象人而用之也.
如之何其使斯民飢而死也?]
俑, 音勇. 爲,
去聲.
○ 俑, 從葬木偶人也. 古之葬者,
束草爲人以爲從衛, 謂之芻靈, 略似人形而已.
中古易之以俑, 則有面目機發, 而大似人矣.
故孔子惡其不仁, 而言其必無後也. 孟子言此作俑者,
但用象人以葬, 孔子猶惡之,
況實使民飢而死乎?
○ 李氏曰 : [爲人君者,
固未嘗有率獸食人之心. 然殉一己之欲, 而不恤其民,
則其流必至於此. 故以爲民父母告之. 夫父母之於子,
爲之就利避害, 未嘗頃刻而忘於懷,
何至視之不如犬馬乎?]
양(梁) 혜왕(惠王)이
말하기를,
"진(晉) 나라로 말하면,
천하(天下)에 그보다 더 강한 나라가 없었음은
노인께서 아시는 바입니다. 그러던 것이 과인(寡人)의
대에 와서 동쪽으로는 제(齊) 나라와의 전쟁에 지고,
그 전쟁에서 장자(長子)가 죽었고, 서쪽으로는 진(秦)
나라에게 땅을 700리(里)나 빼았겼고, 남쪽으로는
초(楚) 나라에게 욕을 보았습니다. 과인(寡人)은
이것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죽은 사람을 위해서 그
치욕을 싹 씻어 버리고 싶사온데 어떻게 하였으면
좋겠습니까?"
하자, 맹자(孟子)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땅이 100리(里)가 되면 왕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왕께서 만약에 국민들에게
인자한 정치를 하셔서 형벌을 없애고 세금(稅金)
징수(徵收)를 적게 하고 깊이 밭갈고 얌전히 김매게
하고, 장정들은 일 없는 날을 이용해서 효성과 우애와
충성과 신용을 배워, 집에 들어가서는 부형을 섬기고,
밖에 나가서는 연장자(年長者)와 웃사람을 섬기도록
하신다면, 몽둥이를 들고서 진(秦) 나라와 초(楚)
나라의 견고한 갑옷과 예리한 무기를 두드려주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네들은 자기네 국민들의 일할
시기를 빼앗아버려서, 밭을 갈고 김을 매고 부모를
봉양하지 못하게 만들어 부모는 추위에 얼고
굶주리며, 형제와 처자(妻子)는 흩어져 버립니다.
그네들이 자기 국민을 곤경에 빠뜨리는데 왕께서
가셔서 그네들을 정벌하신다면 대체 누가 왕께
대적(對敵)하겠습니까? 그래서 '인자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왕께서는 이 점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원문】
梁惠王曰 : [晉國,
天下莫强焉, 叟之所知也. 及寡人之身, 東敗於齊,
長子死焉; 西喪地於秦七百里; 南辱於楚. 寡人恥之,
願比死者一洒之,
如之何則可?]
長, 上聲. 喪, 去聲. 比,
必二反. 洒與洗同.
○ 魏本晉大夫魏斯,
與韓氏趙氏共分晉地, 號曰三晉. 故惠王猶自謂晉國.
惠王三十年, 齊擊魏, 破其軍, 虜太子申. 十七年,
秦取魏少梁, 後魏又數獻地於秦. 又與楚將昭陽戰敗,
亡其七邑. 比, 猶爲也.
言欲爲死者雪其恥也.
孟子對曰 :
[地方百里而可以王.
百里, 小國也. 然能行仁政,
則天下之民歸之矣.
王如施仁政於民, 省刑罰, 薄稅斂,
深耕易耨. 壯者以暇日修其孝悌忠信,
入以事其父兄, 出以事其長上,
可使制梃以撻秦楚之堅甲利兵矣.
省, 所梗反. 斂,
易皆去聲. 耨, 奴豆反. 長,
上聲.
○ 省刑罰, 薄稅斂,
此二者仁政之大目也. 易, 治也. 耨, 耘也. 盡己之謂忠, 以實之謂信.
君行仁政, 則民得盡力於農畝, 而又有暇日以修禮義,
是以尊君親上而樂於效死也.
彼奪其民時,
使不得耕耨以養其父母, 父母凍餓,
兄弟妻子離散.
養, 去聲.
○ 彼,
謂敵國也.
彼陷溺其民, 王往而征之,
夫誰與王敵?
夫, 音扶.
○ 陷,
陷於阱. 溺, 溺於水. 暴虐之意. 征,
正也. 以彼暴虐其民, 而率吾尊君親上之民往正其罪.
彼民方怨其上而樂歸於我,
則誰與我爲敵哉?
故曰 : {仁者無敵. }
王請勿疑!]
[仁者無敵] , 蓋古語也. 百里可王,
以此而已. 恐王疑其迂闊,
故勉使勿疑也.
○ 孔氏曰 : [惠王之志在於報怨,
孟子以論在於救民. 所謂惟天吏則可以伐之,
蓋孟子之本意.]
맹자(孟子)께서 양(梁)
양왕(襄王)을 만나보고 나오시어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를 바라보니 임금 같이 보이지
않는다. 그 앞에 가까이 나가 봐도 두려워할 만한
데가 보이지 않는다. 그가 느닷없이
'천하(天下)는 어떻게
정해지겠나요?'
하고 묻기에, 나는
'하나로 정해질
것입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누가 천하(天下)를 통일할 수
있을까요?'
하기에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천하(天下)를 통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누가 그의 편을 들어줄 수
있을까요?'
하기에 이렇게
대답했다.
'천하(天下)에 그의 편을 들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저 곡식의 싹을
아시겠지요? 7·8월 사이에 날이 가물면 싹이
마릅니다. 하늘에 뭉게뭉게 구름이 일어나 쫙 하고
비가 내리면 싹이 우쩍하니 일어서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누가 그것을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지금 온
천하(天下)의 사람 기르는 이들 가운데는 아직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생기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에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생긴다면 온 천하(天下)의 백성들은 다 목을
길게 빼고 그를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정말 그와
같이 한다면, 백성들이 그에게로 돌아가는 것이 마치
물이 아래로 쫙 흘러가는 것 같을 터인데, 누가
그것을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원문】
孟子見梁襄王.
襄王, 惠王子,
名赫.
出, 語人曰 : [望之不似人君,
就之而不見所畏焉. 卒然問曰 : {天下惡乎定? } 吾對曰
: {定于一. }
語, 去聲. 卒, 七沒反. 惡,
平聲.
○ 語, 告也. 不似人君, 不見所畏,
言其無威儀也. 卒然, 急遽之貌. 蓋容貌辭氣,
乃德之符. 其外如此, 則其中之所存者可知.
王問列國分爭, 天下當何所定. 孟子對以必合於一,
然後定也.
{孰能一之? }
王問也.
對曰 : {不嗜殺人者能一之.
}
嗜, 甘也.
{孰能與之? }
王復問也. 與,
猶歸也.
對曰 : {天下莫不與也.
王知夫苗乎? 七八月之間旱, 則苗槁矣. 天油然作雲,
沛然下雨,
則苗浡然興之矣. 其如是, 孰能禦之?
今夫天下之人牧, 未有不嗜殺人者也, 如有不嗜殺人者,
則天下之民皆引領而望之矣. 誠如是也, 民歸之,
由水之就下, 沛然誰能禦之? }]
夫, 音扶. 浡, 音勃. 由當作猶, 古字借用.
後多放此.
○ 周七八月, 夏五六月也. 油然,
雲盛貌. 沛然, 雨盛貌. 浡然, 興起貌. 禦, 禁止也. 人牧,
謂牧民之君也. 領, 頸也. 蓋好生惡死, 人心所同.
故人君不嗜殺人,
則天下悅而歸之.
○ 蘇氏曰 : [孟子之言,
非苟爲大而已. 然不深原其意而詳究其實,
未有不以爲迂者矣. 予觀孟子以來,
自漢高祖及光武及唐太宗及我太祖皇帝,
能一天下者四君, 皆以不嗜殺人致之.
其餘殺人愈多而天下愈亂. 秦晉及隋, 力能合之,
而好殺不已, 故或合而復分, 或遂以亡國. 孟子之言,
豈偶然而已哉?]
제(齊)
선왕(宣王)이
"제(齊) 환공(桓公)과 진(晉)
문공(文公)의 일에 관해서 말씀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하고 묻자, 맹자(孟子)께서는
"중니(仲尼)의 제자들 중에는
환공(桓公)과 문공(文公)의 일을 이야기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후세(後世)에 그 일이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직 그 일에 관해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야기를 치워버리지 않으시려거든 왕
노릇하는 이야기나 하도록
하시지요"
하고
대답하셨다.
"덕(德)이 어떠해야 왕 노릇을 할
수 있습니까?"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여 주고서
왕 노릇을 한다면 그것을 못하게 막아낼 수
없습니다."
"과인(寡人) 같은 사람이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겠습니까?"
"하실 수
있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저는
호흘(胡齕)이 이런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왕께서 대청에 앉아 계실 적에
소를 끌고 대청 아래를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서
왕께서 그 사람을 보시고
'소는 어디로 가는
거냐?'
하셔서
'이 소로 종(鐘)에다 피를
바르려는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왕께서
'그 소를 내버려두어라. 나는 그
소가 무서워하며 죄 없이 사지(死地)에 나가는 것
같아 하는 것을 차마 못
보겠다.'
하고
말씀하시자
'그러시다면 종(鐘)에다 피바르는
것은 그만둡니까?'
하고
대답하였더니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느냐?
양(羊)으로 바꿔서 해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마음이면 넉넉히 왕
노릇을 하실 수 있습니다. 백성들은 다 왕께서 소를
아까와한 것이라고 합니다마는, 저는 정말 왕께서 그
꼴을 차마 볼 수 없으셔서 그렇게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왕이
"그렇습니다. 정말 백성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齊) 나라가 비록
작다 한들 내가 어찌 한 마리의 소를 아끼겠습니까?
바로 그 소가 무서워하며 죄 없이 사지(死地)에
나가는 것 같아 하는 것을 차마 못보겠기에 소를
양(羊)으로 바꿔 쓰게 한
것입니다."
하고 말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왕께서는 백성들이 왕께서 소를
아까와하신 것이라고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시지
마십시오.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을 바꾸셨으니
그들이 어떻게 차마 못 보셔서 그렇게 하신 점을
알겠습니까? 왕께서 만약에 그 소가 죄없이
사지(死地)에 나가는 것을 괴롭게 생각하셨다면 소와
양(羊)에 어찌 구별이
있겠습니까?"
왕이 웃으면서
"그것은 대체 무슨
마음에서였을까? 나는 재물(財物)을 아끼는 것이
아니었으면서도 소를 양(羊)으로 바꿔 쓰게 하였으니,
백성들이 나를 가지고 아낀다고 하는 것은
의당합니다."
하고 말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괴로와하실 것 없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인자(仁慈)함을 실천하시는 길입니다.
소는 보시고 양(羊)은 보시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군자(君子)란 금수(禽獸)에 대해서는 그것들이
살아있는 것을 보고서는 그것들이 죽는 것을 차마
보지를 못합니다. 그 소리를 듣고서는 그 고기를 차마
먹지를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君子)는
푸줏간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왕이
기뻐하면서
"시(詩)에
'다른 사람이 마음 속에 지니고
있는데,
나는 그것을 헤아려
아노라.'
하였는데, 선생 같은 분을 두고 한
말일 겝니다. 대체로 내가 그 일을 해놓고서도 돌이켜
그렇게 한 이유를 알아보아도 내 마음을 파악하지
못하였는데, 선생께서 말씀하시자 내 마음에 감동이
옵니다. 그러한 마음이 왕 노릇하는 데 합당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하고 말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힘은 3000근(斤)을 들기에는
충분하지만 새 날개 하나를 들기에는 부족하고,
시력(視力)은 가을 털 끝을 살피기에는 충분하나
수레에 실은 땔나무는 보이지 않는다'고 왕께
말씀드리는 사람이 있다면 왕께서는 그것을
믿으시겠습니까?"
"안믿습니다."
"이제 은혜가 금수(禽獸)에까지
미치기에 넉넉하면서 힘이 백성에게는 가지 않는 것은
대체 무엇 때문입니까? 그러니 새 날개 하나가 들리지
않는 것은 힘을 쓰지 않기 때문이고, 수레에 실은
땔나무가 보이지 않는 것은 시력(視力)을 쓰지 않기
때문이고, 백성들이 편안해지지 않는 것은 은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왕
노릇하시지 못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어서가 아닙니다."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내용은 어떻게 다릅니까?"
"태산을 겨드랑이에 끼고서
북해(北海)를 뛰어넘는 것을 사람들에게 '나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른의 팔다리를 주물러 주는 것을 사람들에게 '나는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왕 노릇
못하시는 것은 태산(泰山)을 겨드랑이에 끼고
북해(北海)를 뛰어 넘는 부류의 것이 아닙니다.
왕께서 왕 노릇 못하시는 것은 팔다리를 주무르는
부류의 것입니다. 내 부형(父兄)을 공경하여 그
마음을 남의 부형에게까지 미쳐가게 하고, 내 어린
것들을 사랑하고, 그 마음을 남의 어린것들에게까지
미쳐가게 하면 천하(天下)는 손바닥 위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시(詩)에
'큰마누라를 올바로
대하고
형제에까지 그렇게
하여서
집안과 나라를
다스리도다'
라 한 것은, 이 (가정을 다스리는)
마음을 가져다가 저 백성들에게 쓸 따름이라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은혜를 미루어 나가면
넉넉히 온 세상을 편안하게 할 수 있고, 은혜를
미루어 나가지 않으면 처자(妻子)조차 편안하게 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옛날 사람들이 남보다 대단히
뛰어난 까닭은, 별다른 것은 없고, 그들이 하는 바를
잘 이루어 나갔다는 것 뿐입니다. 이제 은혜가
금수(禽獸)에게까지 풍족하게 베풀어지면서 힘이
백성에게는 가지 않는 것은 대체 무엇 때문입니까?
달아본 후에야 가볍고 무거운 것을 알게 되고, 재어본
후에야 길고 짧은 것을 알게 되는 것인데, 모든
물건이 다 그렇지마는 마음은 더욱 그렇습니다.
왕께서는 마음을 헤아려보시도록 하십시오. 대체로
왕께서는 군비(軍備)를 차리어 선비와 신하들을
위태롭게 하고. 제후(諸侯)들의 원수를 산 후에라야
마음이 통쾌하시겠습니까?"
왕이
"아니올시다. 내가 어찌 그런 것을
통쾌하게 여기겠습니까? 내가 크게 원하는 바를
추구하려는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왕께서 크게 원하시는 바를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씀하시자, 왕은 웃으면서
말을 하지 않았다.
"살찌고 맛있는 음식이 입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가볍고 따뜻한 옷이 몸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채색(彩色)이
눈으로 보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음성(音聲)이
귀로 들으시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총애하는
신하들이 앞에서 부리시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왕의 여러 신하들이 다 그런 것들을 넉넉히 대드릴 수
있으니 왕께서 어찌 그런 것 때문에 그러시기야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위해서 그러는 것입니다."
"그러시다면 왕께서 크게 원하시는
바를 알 수 있겠습니다. 땅을 넓히고, 진(進) 나라와
초(楚) 나라를 굴복시키고, 중국에 나서서 사방의
이민족(異民族)을 진압(鎭壓)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방법을 가지고 그와 같은 소원을
추구하는 것은 나무에 가서 물고기를 찾는 거와
같습니다."
왕이
"그토록이나
심합니까?"
하고 말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마도 그보다 더 심할 겝니다.
나무에 가서 물고기를 찾는 것은, 물고기는 못 얻는다
하더라도 뒤따르는 재앙(災殃)은 없습니다. 그와 같은
방법을 가지고 그와 같은 소원을 추구하는 것은,
마음과 힘을 다해서 하여도 후에 반드시 재앙(災殃)이
생깁니다."
"그 말씀을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추(鄒) 나라 사람들이 초(楚)
나라 사람들과 전쟁을 한다면 왕께서는 어느 쪽이
이기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초(楚) 나라 사람들이
이깁니다."
"그렇다면 작은 나라는 근본 큰
나라를 대적(對敵)할 수 없는 것이고, 소수(小數)의
병력은 근본 다수(多數)의 병력을 대적(對敵)할 수
없는 것이고, 약한 나라는 근본 강한 나라를
대적(對敵)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해(四海)안의 땅에
사방 천리(千里)가 되는 것이 아홉인데, 제(齊)
나라의 땅은 두루 모아야 그 중의 하나를 차지하게
되니, 하나로 여덟을 굴복시킨다는 것이 어찌 추(鄒)
나라가 초(楚) 나라를 대적(對敵)하는 것과
다르겠습니까? 왜 그 근본으로 돌아가시지
않으십니까? 이제 왕께서 정치에 착수하여
인정(仁政)을 베푸셔서 온 천하(天下)의 벼슬사는
사람들을 모두 왕의 조정(朝廷)에 서기를 원하게
만드시고, 밭 가는 사람들은 모두 왕의 들에서
밭갈기를 원하게 만드시고, 장사꾼들은 모두 왕의
시장(市場)에 물건을 건사하기를 원하게 만드시고, 길
가는 사람들은 모두 왕의 길에 나서기를 원하게
만드시고, 온 천하(天下)의 자기 임금을 미워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왕께 와서 호소하기를 원하게
만드신다면, 그렇게 된다면 누가 그것을 하지 못하게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왕이
"나는 혼미(昏迷)해서 그
지경에까지 나가지 못합니다. 바라건대 선생께서는 내
뜻을 도우셔서 분명하게 나를 가르쳐주십시오. 내가
비록 불민(不敏)하기는 합니다마는, 그대로
해보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일정한 생활 근거가 없이 일정한
마음을 갖는 것은 오직 선비만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백성들로 말하면 일정한 생활 근거가
없으면 그로 인해서 일정한 마음이 없게 됩니다.
진실로 일정한 마음이 없게 되면
방탕(放蕩)·편벽(偏僻)·사악(邪惡)·사치(奢侈) 등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죄에 빠지게 된 연후에
따라가서 처벌한다면 그것은 백성들을 그물로 잡는
것입니다. 어찌 인자한 사람이 임금의 자리에
있으면서 백성들을 그물로 잡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현명(賢明)한 임금이
백성들의 생활 근거를 마련하면 반드시 위로는 넉넉히
부모를 섬길 수 있고 아래로는 넉넉히 처자(妻子)를
먹여살릴 수 있고,
풍년(
豊
年)에는 내내 배불리 먹고,
흉년(凶年)에는 죽음을 면하게 하여주고, 그렇게 한
후에 그들을 몰아서 선(善)한 길로 가게 합니다.
그래서 백성들이 그를 따라가기가 수월합니다. 지금은
백성들의 생활 근거를 마련한다는 게,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고 아래로는 처자(妻子)를 먹여
살리기에 부족하고, 풍년에도 내내 고생하고,
흉년에는 죽음을 면하지 못합니다. 이러고서야 죽는
것을 구해주기에도 힘이 모자랄까 무서울 지경인데
어느 여가에 예(禮)를 닦고 의(義)를 행하겠습니까?
왕께서 인정(仁政)을 펴 보시려면 왜 그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다섯 이랑의 택지에다가
뽕나무를 심으면 50대의 사람들이 명주옷을 입을 수
있습니다. 닭·돼지·개 등의 가축을 번식시킬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70대의 사람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100이랑의 밭의 농사지을 시기를 빼앗지
않는다면 여덟 식구를 가진 가구(家口)가 굶주리는
일이 없게 할 수 있습니다. 학교의 교육을 조심스럽게
실시하여 효성과 우애의 뜻을 되풀이 가르친다면
반백(半白)이 된 사람이 길에서 이고지고 다니지 않게
될 것입니다. 늙은이가 명주옷을 입고 고기를 먹고,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고 춥게 살지 않게 되고서도 왕
노릇을 하지 못한 사람은 여태까지 있어 본 일이
없습니다."
【원문】
齊宣王問曰 : [齊桓,
晉文之事可得聞乎?]
齊宣王, 姓田氏,
名辟彊, 諸侯僭稱王也. 齊桓公,
晉文公,
皆霸諸侯者.
孟子對曰 : [仲尼之徒無道桓,
文之事者, 是以後世無傳焉. 臣未之聞也. 無以,
則王乎?]
道, 言也. 董子曰 : [仲尼之門,
五尺童子羞稱五霸. 爲其先詐力而後仁義也,
亦此意也.] 以, 已通用. 無已, 必欲言之而不止也. 王,
謂王天下之道.
曰 : [德何如, 則可以王矣?] 曰 :
[保民而王, 莫之能禦也.]
保, 愛護也.
曰 : [若寡人者, 可以保民乎哉?]
曰 : [可.] 曰 : [何由知吾可也?] 曰 :
[臣聞之胡齕曰, 王坐於堂上,
有牽牛而過堂下者, 王見之, 曰 : {牛何之? } 對曰 :
{將以釁鐘. } 王曰 : {舍之!
吾不忍其觳觫, 若無罪而就死地. } 對曰 :
{然則廢釁鐘與? } 曰 : {何可廢也?
以羊易之! } 不識有諸?]
齕
, 音核. 舍, 上聲.
觳
, 音斛.
觫
, 音速. 與,
平聲.
○
胡齕, 齊臣也.
釁
鐘, 新鑄鐘成,
而殺牲取血以塗其釁吳也.
觳觫
, 恐懼貌.
孟子述所聞胡齕之語而問王,
不知果有此事否?
曰 : [有之.] 曰 : [是心足以王矣.
百姓皆以王爲愛也,
臣固知王之不忍也.]
王見牛之
觳觫
而不忍殺, 卽所謂惻隱之心,
仁之端也. 擴而充之, 則可以保四海矣.
故孟子指而言之, 欲王察識於此而擴充之也. 愛,
猶吝也.
王曰 : [然. 誠有百姓者.
齊國雖褊小, 吾何愛一牛?
卽不忍其觳觫, 若無罪而就死地,
故以羊易之也.]
言以羊易牛, 其吳似吝,
實有如百姓所譏者.
然我之心不如是也.
曰 : [王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
以小易大, 彼惡知之? 王若隱其無罪而就死地,
則牛羊何擇焉?] 王笑曰 : [是誠何心哉? 我非愛其財.
而易之以羊也,
宜乎百姓之謂我愛也.]
惡, 平聲.
○ 異, 怪也. 隱, 痛也. 擇,
猶分也. 言牛羊皆無罪而死, 何所分別而以羊易牛乎?
孟子故設此難, 欲王反求而得其本心. 王不能然,
故卒無以自解於百姓之言也.
曰 : [無傷也, 是乃仁術也,
見牛未見羊也. 君子之於禽獸也, 見其生, 不忍見其死;
聞其聲, 不忍食其肉. 是以君子遠庖廚也.]
遠, 去聲.
○ 無傷, 言雖有百姓之言,
不爲害也. 術, 謂法之巧者.
蓋殺牛旣所不忍,
釁
鐘又不可廢. 於此無以處之,
則此心雖發而終不得施矣.
然見牛則此心已發而不可遏, 未見羊則其理未形而無所妨.
故以羊易牛, 則二者得以兩全而無害,
此所以爲仁之術也. 聲, 謂將死而哀鳴也.
蓋人之於禽獸, 同生而異類. 故用之以禮,
而不忍之心施於見聞之所及. 其所以必遠庖廚者, 亦以預養是心,
而廣爲仁之術也.
王說曰 : [詩云 : {他人有心,
予忖度之. } 夫子之謂也. 夫我乃行之, 反而求之,
不得吾心. 夫子言之, 於我心有戚戚焉.
此心之所以合於王者, 何也?]
說, 音悅. 忖, 七本反. 度,
待洛反. 夫我之夫, 音扶.
○ 詩小雅巧言之篇. 戚戚, 心動貌.
王因孟子之言, 而前日之心復萌, 乃知此心不從外得,
然猶未知所以反其本而推之也.
曰 : [有復於王者曰 :
{吾力足以擧百鈞} , 而不足以擧一羽;
{明足以察秋毫之末} , 而不見輿薪, 則王許之乎?] 曰 :
[否.]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然則一羽之不擧, 爲不用力焉; 輿薪之不見,
爲不用明焉, 百姓之不見保, 爲不用恩焉. 故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
與, 平聲. 爲不之爲,
去聲.
○ 復, 白也. 鈞, 三十斤. 百鈞,
至重難擧也. 羽, 鳥羽. 一羽, 至輕易擧也. 秋毫之末,
毛至秋而末銳, 小而難見也. 輿薪, 以車載薪,
大而易見也. 許, 猶可也. 今恩以下, 又孟子之言也.
蓋天地之性, 人爲貴. 故人之與人, 又爲同類而相親.
是以惻隱之發, 則於民切而於物緩; 推廣仁術,
則仁民易而愛物難. 今王此心能及物矣, 則其保民而王,
非不能也, 但自不肯爲耳.
曰 : [不爲者與不能者之形何以異?]
曰 : [挾太山以超北海, 語人曰 {我不能} ,
是誠不能也. 爲長者折枝, 語人曰 {我不能} ,
是不爲也, 非不能也. 故王之不王,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 王之不王,
是折枝之類也.
語, 去聲. 爲長之爲, 去聲. 長,
上聲. 折, 之舌反.
○ 形, 狀也. 挾, 以腋持物也. 超,
躍而過也. 爲長者折枝, 以長者之命, 折草木之枝,
言不難也. 是心固有, 不待外求, 擴而充之, 在我而已.
何難之有?
老吾老, 以及人之老; 幼吾幼,
以及人之幼. 天下可運於掌. 詩云 :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 言擧斯心加諸彼而已.
故推恩足以保四海, 不推恩無以保妻子.
古之人所以大過人者無他焉, 善推其所爲而已矣.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與, 平聲.
○ 老, 以老事之也. 吾老,
謂我之父兄. 人之老, 謂人之父兄. 幼, 以幼畜之也.
吾幼, 謂我之子弟. 人之幼, 謂人之子弟. 運於掌,
言易也. 詩大雅思齊之篇. 刑, 法也. 寡妻, 寡德之妻,
謙辭也. 御, 治也. 不能推恩, 則衆叛親離,
故無以保妻子. 蓋骨肉之親, 本同一氣,
又非但若人之同類而已. 故古人必由親親推之,
然後及於仁民; 又推其餘, 然後及於愛物,
皆由近以及遠, 自易以及難. 今王反之, 則必有故矣.
故復推本而再問之.
權, 然後知輕重; 度, 然後知長短.
物皆然, 心爲甚. 王請度之!
度之之度,
待洛反.
○ 權, 稱錘也. 度, 丈尺也. 度之,
謂稱量之也. 言物之輕重長短, 人所難齊,
必以權度度之而後可見. 若心之應物,
則其輕重長短之難齊, 而不可不度以本然之權度,
又有甚於物者. 今王恩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
是其愛物之心重且長, 而仁民之心輕且短,
失其當然之序而不自知也. 故上文旣發其端,
而於此請王度之也.
抑王興甲兵, 危士臣, 構怨於諸侯,
然後快於心與?]
與, 平聲.
○ 抑, 發語辭. 士, 戰士也. 構,
結也. 孟子以王愛民之心所以輕且短者,
必其以是三者爲快也. 然三事實非人心之所快,
有甚於殺觳觫之牛者. 故指以問王,
欲其以此而度之也.
王曰 : [否. 吾何快於是?
將以求吾所大欲也.]
不快於此者, 心之正也;
而必爲此者, 欲誘之也. 欲之所誘者獨在於是,
是以其心尙明於他而獨暗於此. 此其愛民之心所以輕短,
而功不至於百姓也.
曰 : [王之所大欲可得聞與?]
王笑而不言. 曰 : [爲肥甘不足於口與?
輕煖不足於體與? 抑爲采色不足視於目與?
聲音不足聽於耳與? 便嬖不足使令於前與?
王之諸臣皆足以供之, 而王豈爲是哉?] 曰 : [否.
吾不爲是也.] 曰 : [然則王之所大欲可知已.
欲辟土地, 朝秦楚, 敍中國而撫四夷也.
以若所爲求若所欲,
猶緣木而求魚也.]
與, 平聲. 爲肥, 抑爲, 豈爲,
不爲之爲, 皆去聲. 便, 令皆平聲. 辟, 與闢同. 朝,
音潮.
○ 便嬖, 近習嬖幸之人也. 已,
語助辭. 辟, 開廣也. 朝, 致其來朝也. 秦楚,
皆大國. 敍, 臨也. 若, 如此也. 所爲,
指興兵結怨之事. 緣木求魚,
言必不可得.
王曰 : [若是其甚與?] 曰 :
[殆有甚焉. 緣木求魚, 雖不得魚, 無後災. 以若所爲,
求若所欲, 盡心力而爲之, 後必有災.] 曰 :
[可得聞與?] 曰 : [鄒人與楚人戰, 則王以爲孰勝?] 曰
: [楚人勝.] 曰 : [然則小固不可以敵大,
寡固不可以敵衆, 弱固不可以敵彊.
海內之地方千里者九, 齊集有其一. 以一服八,
何以異於鄒敵楚哉?
蓋亦反其本矣.
甚與, 聞與之與,
平聲.
○ 殆, 蓋, 皆發語辭. 鄒, 小國.
楚, 大國. 齊集有其一, 言集合齊地, 其方千里,
是有天下九分之一也. 以一服八, 必不能勝,
所謂後災也. 反本, 說見下文.
今王發政施仁,
使天下仕者皆欲立於王之朝, 耕者皆欲耕於王之野,
商賈皆欲藏於王之市, 行旅皆欲出於王之塗,
天下之欲疾其君者皆欲赴愬於王. 其若是,
孰能禦之?]
朝, 音潮. 賈,
音古. 愬, 與訴同.
○ 行貨曰商, 居貨曰賈. 發政施仁,
所以王天下之本也. 近者悅, 遠者來,
則大小强弱非所論矣. 蓋力求所欲, 則所欲者反不可得;
能反其本, 則所欲者不求而至.
與首章意同.
王曰 : [吾吳, 不能進於是矣.
願夫子輔吾志, 明以敎我. 我雖不敏,
請嘗試之.]
吳, 與吳同.
曰 :
[無恆産而有恆心者, 惟士爲能. 若民,
則無恆産,
因無恆心.
苟無恆心,
放辟, 邪侈, 無不爲已. 及陷於罪,
然後從而刑之, 是罔民也. 焉有仁人在位,
罔民而可爲也?
恆
, 胡登反. 辟, 與僻同. 焉,
於虔反.
○
恆
, 常也. 産,
生業也. 恆産, 可常生之業也. 恆心, 人所常有之善心也. 士嘗學問,
知義理, 故雖無常産而有常心. 民則不能然矣. 罔,
猶羅網, 欺其不見而取之也.
是故明君制民之産,
必使仰足以事父母, 俯足以畜妻子, 樂歲終身飽,
凶年免於死亡. 然後驅而之善,
故民之從之也輕.
畜, 許六反,
下同.
○ 輕, 猶易也.
此言民有常産而有常心也.
今也制民之産, 仰不足以事父母,
俯不足以畜妻子, 樂歲終身苦, 凶年不免於死亡.
此惟救死而恐不贍,
奚暇治禮義哉?
治, 平聲. 凡治字爲理物之義者,
平聲; 爲己理之義者, 去聲.
後皆放此.
○ 贍, 足也.
此所謂無常産而無常心者也.
王欲行之,
則
盍
反其本矣.
盍
, 何不也. 使民有常産者,
又發政施仁之本也. 說具下文.
五畝之宅, 樹之以桑,
五十者可以衣帛矣; 雞豚狗彘之畜, 無失其時,
七十者可以食肉矣; 百畝之田, 勿奪其時,
八口之家可以無飢矣; 謹庠序之敎, 申之以孝悌之義,
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 老者衣帛食肉, 黎民不飢不寒,
然而不王者, 未之有也.]
音見前章.
○ 此言制民之産之法也. 趙氏曰 :
[八口之家, 次上農夫也. 此王政之本, 常生之道,
故孟子爲齊梁之君各陳之也.] 楊氏曰 : [爲天下者,
擧斯心加諸彼而已. 然雖有仁心仁聞, 而民不被其澤者,
不行先王之道故也.
故以制民之産告之.]
○
此章言人君當黜霸功, 行王道. 而王道之要,
不過推其不忍之心, 以行不忍之政而已. 齊王非無此心,
而奪於功利之私, 不能擴充以行仁政.
雖以孟子反覆曉告, 精切如此, 而蔽固已深, 終不能悟,
是可歎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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