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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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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부친의 슬기로움

기로국이라는 나라의 어떤 대신은 늙은이를 갖다 버리라는 국법을 어기면서도 늙은 아버님을 땅속 깊이 은밀한 방을 만들어 지극히 섬겼다. 어느 한 천신이 뱀 두 마리를 왕궁 뜰에 놓고 국왕에게 말했다. "만약 사흘 안에 이들의 자웅을 가려내지 못하면 네 몸과 너의 나라를 모두 멸망시키겠다." 왕과 대신들은 의논 끝에 그 뱀의 자옹을 가릴 수 있는 자에게는 후한 상을 내린다는 영을 내렸다. 대신은 집으로 돌아와 늙으신 아버지에게 여쭈어 보았다. 아버지는 말씀을 했다. "부드러운 물건 위에 뱀을 놓아두면 거기서 부시대는 놈은 수컷이고, 꼼짝 않고 있는 놈은 암컷이니라." 대신은 왕앞에 나가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대로 자웅을 가렸다. 그러나 천신은 또 다른 문제를 갖고 와서 물었다. "자는 이 중에서 깬 이는 누구이고, 깬 이 중에서 자는 이는 누구인가?" 이 문제도 나라 안에서 아는 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은 아버지에게 여쭈었다. 아버지는 어렵지 않게 대답하셨다. "그것은 학인을 말한 것이다.학인은 범부에 비하면 깬 사람이고, 아라한에 비해서는 잠자는 사람이니라." 그는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대로 대답했다. 찬신은 다시 물었다. "한 사발 물이 큰 바다물보다도 더 많은데 누가 그것을 알겠느냐?" 이번에도 대신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쉽게 가르쳐 주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청정한 신심에서 한 사발의 물을 성인이나 수행자나 혹은 부모나 앓는 병자에게 베푼다면 그 공덕으로 인해 무량겁을 두고 끝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바닷물은 아무리 많아도 한 겁을 지나가지 못한다. 이로 미루어 보면 한 사발의 물이 바닷물보다 훨씬 많지 않겠느냐." 이 대답을 듣고 천신은 갑자기 변신을 하더니 손과 발목에 쇠고랑을 차고 목에는 쇠사슬을 걸고 온몸이 불에 활활 타오르면서 물었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 심한 고통을 받는 사람이 있겠느냐?" 왕과 신하들은 겁에 질려 떨고만 있었다. 대신은 아버지한테 달려가 여쭈었다. "어떤 사람들은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람을 함부로 해치며 성인을 비방하다가 죽은 뒤 지옥에 떨어져 칼로 된 산, 불타는 수레, 칼이 꽂힌 길, 불타는 길로 끌려가면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받는다. 이런 고통은 사람의 상상력으로는 가히 헤아릴 수 없다. 그 고통은 지금 천신이 겪는 고통으로는 견줄 수도 없느니라." 천신이 이 대답을 듣고 이번에는 모양이 같고 크기도 비슷한 말 두 필을 가져와서 물었다. "어느 것이 어미요. 어느 것이 새끼인가?" 대신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렇게 일러 주었다. "풀을 주어 먹게 해 보아라. 어미는 반드시 풀을 밀어 새끼에게 줄 것이니라." 이와같이 묻는 것을 모두 대답하자 천신은 왕에게 많은 진귀한 보물을 주고 "나는 선지식이 있는 너의 나라를 보호하여 외적이 침입하지 못하게 하리라"라는 말을 남기고 공중으로 사라져 버렸다. 왕은 이에 크게 기뻐하면서 그 대신에게 물었다. "이와같이 지혜로운 대답을 그대 자신이 알았는가, 혹은 누가 가르쳐 주어서 알았는가?" 대신은 대답하였다. "실은 저의 지혜가 아닙니다. 국법으로는 노인을 갖다 버리라 했습니다만, 저의 집에는 늙으신 아버지가 있사온대 자식된 도리로 차마 내다 버릴 수 없어 법을 어기면서 은밀히 모셔 왔습니다. 제가 대답한 것은 모두 저의 아버님의 지혜를 빌린 것입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나라의 법을 고쳐 노인을 버리지 말게 하소서." 왕은 대신의 말을 듣고 크게 찬탄하며 대신의 아버지를 나라의 스승으로 모시고 노인 버리는 일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부모나 스승을 공경하지 않으면 무거운 벌을 내릴 것이라고 엄명했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