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명(南冥) 조식선생의 산천제를 다녀와서
가을로 떠나는 기차를 타고 깊어가는 가을 한길을 따라 달려간 지리산 자락 거림골 가는길에 중천에 걸린달이 너무도 밝고 밝아 차 세우고 들려본 산천제(山天齊) 山我 이학근님의 설명에 南冥 曺植님이 노년에 지리산 천왕봉을 조석으로 보기 위해 지었다는 산천제. 달빛에 다소곳 얼굴내민 천왕봉. 검은산 검은 하늘이 한 눈에 다가와서 마음에 점을 찍고 가슴에 달을 안아 산은 이내 빛이되어 시야를 밝히고 살아온 하세월 어찌 어찌 살았는고 갈바람 스치는 야심한 밤에 다시 한번 생각하니 달 안에 짙은 그늘이 내맘과 닮았으리... 권선지로가(勸善指路歌)의 한소절이 생각난다. "이보소 사람들아 이내말 들어보소 한길난 어데두고 사로(斜路)로 가나산다 ..." 큰 길 넓은 길 많고 많은 길을 두고 하나 더 얻겠다고 한 개 더 먹겠다고 아웅다웅 살아오고 그렁저렁 타협하고 그리 살아온 길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삶의 한가운데로 난 넓고 밝은 길을 부끄럼없이 거리낌없이 활보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 록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