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26: 51-56

그 때 예수와 함께 있던 사도들 중의 하나가 칼을 빼어 대사제의 종의 귀를 쳐서 잘라버렸다.

→공관 복음사가는 대사제의 종의 귀를 벤 사도의 이름을 쓰지 않았는데 아마도 보복이 두려워서 쓰지 않았는지 모른다. 사건이 일어나고 한 60년쯤 뒤인 요한 사가는 그것이 베드로라고 적고 있다(요한 18: 10) 뜨거운 혈기의 사나이 베드로다운 행동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의 행동이 쓸 데 없는 짓이라고 꾸짖으시었다.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그에게 "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라→이 어조는 너무나 평온하다. 가릴리아산에서 가르치신 그 때처럼 조용하면서도 엄숙하다.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폭력은 폭력을 낳고 피는 피를 불러들일 뿐이다. 즉 영원한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다.

예수님의 나라는 참된 평화를 낳기 위하여 인내에 기초를 두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무기로 보호를 받기를 원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자신의 피를 흘려 진리를 증명하시려고 이 세상에 내려오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루가에서는 이 대목에서 예수님이 그 사람의 귀에 손을 대고 고쳐주셨다고 했다. 예수님의 인자함이 또 한 번 돋보이는 대목이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기만 하면 당장에 열 두 군단도 넘는 천사를 보내주실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예수님의 마음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아버지의 뜻을 실현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왜 폭력을 쓰면 안 되는지 베드로는 알 수가 없었지만, 예수께서는 아버지의 뜻에 순응해야 한다. 예수께서 원하시기만 한다면 무능하고 비겁한 사도가 아니라 용맹한 열 두 군단의 천사들이 지켜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리라고 한 성서의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하시고는

→열 두 군단이라면 어마어마한 병력이다. 한 7만명이나 된다. 그러나 성서의 말씀(이사야53)에는 그리스도가 고난과 죽음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한다고 예언되고 있었다. 이 말씀을 이루시려는 것이다.

무리를 둘러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전에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서 가르치고 있을 때에는 나를 잡지 않다가 지금은 칼과 몽둥이를 들고 잡으러 왔으니 내가 강도란 말이냐?

→예수님의 항의이다. 불명예스럽게 도둑놈 잡듯 하려는 데 대한 항의이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예언자들이 기록한 말씀을 이루려고 일어난 것이다." 그 때에 제자들은 예수를 버리고 모두 달아났다.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예수는 무저항주의로 나왔다. 그런데 이것을 본 제자들은 모두 도망쳤다. 스승 혼자만 남겨두고. 비겁하게 도망쳤다. 더구나 베드로는 맹세까지 하지 않았던가? 예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던 세 명의 제자마저도 도망쳤다. 이럴 수가 있을까? 그러나 예수님의 후속 사업을 위하여는 그 길이 상책이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현장에서 도망쳤던 베드로는 그래도 다른 제자와는 달리 그의 충성심을 다음 회에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