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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양쪽 집안 모두로부터 거센 반대를 받는 연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너무나 사랑했기에 갈라설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결혼식 날이 다가왔습니다. 냉랭한 식장의 분위기였지만 신랑 신부는 진심어린 결혼서약을 낭독했습니다. 그때까지도 두 사람의 가족들은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있었고, 때문에 다른 하객들도 드러내놓고 축복을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예식의 마지막으로 신랑신부가 행진을 하는 순서였습니다. 그런데 그만 신부가 설움에 겨워 울음을 터뜨리자 신랑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신부를 부둥켜안고 굵은 눈물방울을 쏟아놓는 것이었습니다. 그 침울한 분위기를 깬 것은 양가의 어린아이들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벌떡일어나 박수를 치자 다른 아이들도 모두 일어나 힘차게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제야 두 집안 사람들은 활짝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눈물로 범벅된 두 주인공을 따뜻하게 껴안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은 이처럼 신앙과 편견도 뛰어넘는 위대한 것입니다. 사회학자인 피티림 소로킨은 그의 유명한 저서 <사랑의 힘과 방법> 에서 과학자들이 왜 오랫동안 사랑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왔는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합리적인 머리는 사랑의 머리는 사랑의 힘을 믿으려 들지 않는다. 사랑의 힘 같은 것은 사람들을 어지럽히는 환각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본다. 그래서 사랑에 대해 지기 기만, 마음을 취하게 하는 아편, 관념적인 허튼 소리, 비과학적 마상으로 부른다." 그러면서 그는 사랑이 지닌 위대한 힘에 대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나열해 놓았습니다. 과학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을... 따라서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과학자드로서는 도저히 그 사실을 믿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지요. 그건 결국, 사랑엔 분명 큰 힘이 내포되어 있고, 그 힘에는 과학으로 풀 수 없는 위대함이 숨겨져 있다는 실증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실례를 들어볼까요? 심한 부상을 입은 한 인부가 병원에 실려 왔습니다. 그의 아내에게 그 소식이 급히 전해졌고, 아내는 단숨에 달려와서 남편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의사는 환자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메고 있기 때문에 절대 안정을 취해야 된다며 거절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환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만나봐야 아무 소용이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게만 해달라고 간절히 애원했습니다. 마음이 약해진 의사는 그럼 그렇게 하라고 허락하면서, 대신 환자의 심경을 자극할 어떤 말도 하지 않을 것을 약속받았습니다. 아내는 터질 듯한 가슴을 추스리며 남편 곁에 앉았습니다. 남편의 눈은 감겨져 있었고,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남편의 손을 가만히 잡았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당신이 왔구려." 의식이 없는 중에도 남편은 아내의 따스한 손길만은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 사랑만큼 신비하고 사랑만큼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요. 우리가 걸어가는 삶의 노정에는 허다한 모순과 문제가 있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사랑뿐임을 명심하십시오. 나 자신을 위해서는 약하지만 상대를 위해서는 강한 것이 사랑임을, 사랑의 힘임을. 이정하/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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