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혀짐에 대하여


-이순화-


혼자가 된다는 두려움은
둘이 된다는 기쁨보다
힘겨운 일이며
잊혀진다는 두려움은
기억된다는 설레임보다
오래도록 어둠 속에
나를 가두는 일입니다

말없는 하늘은
그렇게 앉아서 계절을 보내온 내게
잊혀짐을 얘기합니다
그것은 탄생이며 완전이며 해방임을

변해 가는 모든 것들 위에
진실이라는 이름을 허락합니다
나를 지탱해온 그들에게
아쉬움 없는 작별을 고합니다

기억되어질 이유를
그것을 한 사람에게만 허락합니다
당신에게만 기억되다가
당신을 닮은 나로 다시
태어나면 그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