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宿建德江
宿建德江 건덕강에서 밤을 보내다 숙건덕강 맹호연(孟浩然) 移舟泊烟渚 배를 옮겨 안개 낀 강기슭에 머물게 하는데 이주박연저 日暮客愁新 날은 저물고 나그네의 근심은 새롭다. 일모객수신 野曠天低樹 들은 넓게 펼쳐지고 하늘은 낮게 나무에 드리워 있는데 야광천저수 江淸月近人 강은 맑아, 달은 사람 가까이에 다가와 있다. 강청월근인 주석宿 숙(자다), 移 이(옮기다), 泊 박(배를 대다/머무르다), 渚 저(물가/삼각주), 烟渚 연저(안개가 짙게 낀 기슭), 暮 모(저물다), 客愁 객수(나그네의 근심), 曠 광(밝다/들판/넓다), 低 저(낮다/숙이다) [해설] 맹호연이 홀로 여행하면서 절강성 錢塘江전당강을 지나는데 날이 저물자 건덕 부근에 배를 정박시켰다. 이때 나그네 길의 근심이 새로이 엄습해 와 이 시를 지었다. 안개 낀 강기슭에 배를 옮겨 밤을 보내는데(移舟泊烟渚) 해질 무렵 어둠이 내리는 들판이 끝없이 펼쳐져 눈 가는대로 바라본다. 저 멀리 하늘은 나무보다 오히려 낮게 깔려있는 것 같다(野曠天低樹). 강물은 맑아 오직 명월을 친구로 삼을 뿐이다(江淸月近人). 이때 달이 슬그머니 사람에게 접근하니 孤寂고적한 나머지 나그네의 시름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흔히 말은 다 했으나 그 뜻은 다하지 못했다고 한다. 작자는 이 무렵 나이 40세에 과거에 응시했으나 실패하고 울적한 마음으로 남쪽 吳越오월지방을 찾았다. 몸은 孑孑單身혈혈단신인데 사방 너른 들판, 유유히 흐르는 강물, 밝은 달, 외로운 배 등과 접하게 되자 갑자기 나그네의 시름, 고향생각, 벼슬길의 실의, 불우한 인생살이 등 천만가지 정회가 용솟음쳐 올라왔다. 작자는 이때의 심경을 "낙양에서 월 지방으로 가다"(自洛之越)라는 시속에서 잘 나타냈다. "마음이 다급했던 지난 30년, 문무(文武 :벼슬)에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었다. 오월지방의 산과 물을 찾는데, 이제 풍진속의 낙양이 싫더라."(皇皇三十載, 書劍兩無成, 山水尋吳越 風塵厭洛京). 맹호연(孟浩然 669∼740)은 성당의 시인으로 이름은 호(浩), 자는 호연(浩然)이다. 일찍이 녹문산(鹿門山)에 은거하다가 40세에 장안에 와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낙방했다. 장구령이 형주장사(荊州長史)로 있을 때 그 막부에서 잠시 일한 것이 벼슬살이의 전부이다. 왕유와 더불어 성당시기 산수 전원시파의 대표적 시인으로 왕맹(王盟)이라고 한다. |
| 
|
